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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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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 저소음절차 위반 항공기 제주의 37배

제주·김포보다 운항횟수 적은데
저소음절차 위반 등은 많아
소음부담금 부과 기준도 부적절

  • 기사입력 : 2019-08-27 21: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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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3년 동안 김해공항에서 일정 소음을 초과하지 않아야 하는 ‘저소음절차’를 위반한 항공기가 김포공항의 10배, 제주공항의 37배가 넘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공항 주변 김해·부산시민들이 초과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타 공항보다 항공기 운항 횟수가 적은 김해공항에서 수년간 초과 소음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국토교통부는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27일 본지가 국토교통부에 정보공개 청구해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전국 공항별 저소음절차 위반 항공기 내역’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김해공항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 중 저소음절차를 위반한 항공기는 모두 375편이다. 같은 기간 김포공항이 37편, 제주공항이 10편인 것과 비교하면 각각 10배, 37.5배에 달한다. 저소음절차는 공항 인근 주민들의 생활권 보장을 위해 항공기 이·착륙 시 일정 소음을 넘지 않도록 공항소음방지법에서 정해 놓은 소음 기준이다. 공항 주변에 설치된 소음측정지점에서 위반 여부를 감시하고, 위반 시 공항 이용료에 해당하는 착륙료의 2배를 소음부담금으로 항공사에 부과한다.

    메인이미지김해공항에서 여객기가 이륙준비를 하고 있다./경남신문DB/

    김해공항은 김포공항, 제주공항에 비해 항공기 운항 편수가 적지만 오히려 저소음절차를 위반한 항공기는 수십 배에 이른다. 2017년부터 2019년 5월 말까지 김해공항 항공기 운항 편수(출·도착)는 26만5000여편으로, 제주공항 40만5000여편, 김포공항 34만여편에 비해 많게는 14만여편 적다. 국토부는 저소음절차를 위반한 항공기에 대해 착륙료의 2배에 해당하는 소음부담금을 징수했다. 최근 3년 동안 김해공항에서 걷힌 소음부담금은 1억1000여만원으로, 김포공항 1500여만원, 제주공항 150여만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소음부담금이 많이 걷히면 주민지원사업 등에 사용되는 금액도 늘어나지만, 그만큼 공항 인근 주민들은 초과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동일한 항공사가 지속적으로 저소음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추정돼 국토부에 항공사 이름, 편명 등 세부 정보 공개를 요청했지만, 공개될 경우 항공사의 영업상 비밀 유출, 영업상 불이익 등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국토부는 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메인이미지

    국토부는 일정 소음 범위를 넘어선 항공사에 소음부담금을 부과하고는 있지만, 소음부담금 부과 금액은 초과한 소음의 크기와 비례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해공항에서 지난 3월 3일 0.1㏈(데시벨)을 초과한 항공기는 58만원의 소음부담금을 냈지만, 지난 1월 31일 5.9㏈을 초과한 항공기는 13만원의 부담금을 내는 데 그쳤다. 소음 기준을 많이 초과한 항공기가 더 적은 소음부담금을 낸 셈이다. 이는 공항소음방지법에서 초과한 소음이 아닌 기존에 분류된 항공기 소음등급에 따라 소음부담금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시행규칙에는 항공기 등록 당시 평가한 소음도에 따라 항공기 소음 등급을 1~5등급으로 나눠놨고, 이를 기준으로 착륙료에 해당하는 소음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즉 소음등급이 5등급으로 분류된 항공기는 1㏈을 초과하든 10㏈을 초과하든 같은 금액의 소음부담금이 부과되는 것이다. 결국 관련법에서 정한 소음부담금 부과 기준이 항공사에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공항 주변 주민들은 초과 소음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항공기 소음 전문가들은 저소음절차 위반은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항공기가 배풍이륙(항공기 뒤쪽에서 바람이 불 때) 상태에서 출력을 의도적으로 높인 경우, 항공기가 평소보다 낮은 고도로 활주로를 통과하는 경우, 관제탑에서 저소음절차 이행을 검증하지 않은 경우 등이다. 기술적인 문제는 뒤로하더라도 관리 주체와 항공사의 자정 노력이 없는 것이 지속적으로 초과 소음이 발생하는 주요한 이유로 꼽힌다. 국토부와 항공사는 수년간 지속적으로 저소음절차 위반 횟수가 늘었지만 이를 줄일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김해공항에서는 지난 2017년 82건의 저소음절차위반 사례가 있었지만, 2018년에는 219건이 적발되면서 전년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경미한 수준의 소음부담금도 항공사의 저소음절차 위반을 부추기는데 한몫했다. 최근 3년간 항공사에 가장 많이 부과된 소음부담금은 회당 58만원에 불과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기 소음 전문가는 “저소음절차를 준수하는 것보다 소음부담금을 내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항공사 이미지로나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소음부담금을 늘리고, 위반한 항공사는 월별로 공개하는 페널티를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항공기 초과 소음으로 공항 인근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생활권을 위협받고 있지만 국토부는 실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저소음절차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지방항공청에 위임된 사항으로, 공항공사에서 자동측정망을 통해 위반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며 “김해공항에서 위반 내역이 많은 것에 대해 현재까지 원인이 파악된 것은 없다”고 했다.

    박기원·조규홍 기자 pkw@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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