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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은행으로 산다는 것- 안태홍(BNK 경남은행 상무)

  • 기사입력 : 2019-08-28 20: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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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업의 본질은 무엇인가?

    예금을 받아 이를 기반으로 기업과 가계에 대출한 후 그 예대마진에서 비용을 제하고 이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이다.

    은행의 입장에서 보면 예금은 고객으로부터 빌려온 돈이고 대출은 고객에게 빌려준 돈이다. 만기가 되면 은행은 예금 고객의 지급 요청에 응해야 하고, 대출 고객도 대출금을 상환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은행 예금이 100% 인출되는 것과는 달리 은행 대출금은 100% 회수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 대출을 이용한 기업이나 개인이 경기 악화 등 여러가지 경제적 변수 때문에 채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태에 봉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빌려온 돈은 100% 상환해야만 하고, 빌려준 돈은 100% 상환받지 못하는 구조가 은행이 원초적으로 가지게 되는 리스크(RISK)이기에, 이러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은행은 여러 방안을 고민한다. 그중 하나가 확률을 이용하는 것이다.

    우선, 대출해간 기업 등이 대출을 갚지 않을 가능성(확률)을 여러 항목으로 분석해 점수를 매기고 유사한 그룹끼리 등급을 나눈다. 그 다음 각 등급별로 갚지 않을 확률만큼 영업이익에서 일정금액을 덜어내 ‘충당금’을 쌓는다. 물론, 등급이 좋지 않을수록 그 충당금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되는데, 예를 들어 정상 상태인 대출은 1%의 충당금을 적립하지만 이미 부도가 발생한 기업의 대출은 대출금의 100%를 충당금으로 쌓는 식이다. 충당금을 은행 이익에서 덜어내는 구조라 충당금의 크기가 커질수록 은행의 경영실적은 나빠지며, 과거 IMF사태와 같이 극단적인 경제상황 하에서는 충당금의 크기가 이익의 크기를 초과해 자본금으로 그 공백을 메워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은행업의 본질이 이러하다면, 지역은행의 본질은 무엇인가?

    가장 건조하게 지역은행의 의미를 표현하면, “지역에 기반하여 은행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지역은행은 스스로도 그렇고 지역사회의 많은 곳에서도 여러 수식어를 붙여 부르고 있다. “지역경제의 혈맥”, “지역과 함께하는”, “지역과 밀착된” 등이 그것이다.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우리 지역은행인 경남은행의 경남·울산지역 예대율은 140%를 웃돈다. 지역에서 100을 예금으로 조달하여 140을 대출로 지원했다는 뜻이며, 대부분 시중은행의 경남·울산지역 예대율이 100%에 미달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상당한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또 지역경제와 밀접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비중도 전체 대출의 60%를 초과하고 있으며, 이 또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평균 38% 수준임에 비추어 보면 차별성이 결코 작지 않다.

    앞서 설명한 은행업의 본질과 지역은행의 차별성에 관한 내용을 묶어 보면 다음 두 가지 명제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지역경제를 그리는 그래프와 지역은행의 성과를 그리는 그래프는 그 모양이 같다. 둘째, 예대율과 대출 구조에 비추어 볼 때 지역은행에 예금하는 돈이 지역기업으로 가장 많이 지원된다.

    내년이면 50주년을 맞는 경남은행이 창립행사를 갖던 1970년 5월 어느 날, 마산 창동 본점 사옥에는 수많은 축하화환들 사이에 두 개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내 고장 개발은 경남은행에서” , “지방 돈은 지방은행으로”. 그때나 지금이나 지역은행으로 산다는 것은 참 똑같은 고민을 안고 사는 것이다.

    안태홍(BNK 경남은행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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