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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792) 서신구통(書信溝通)

- 서신으로 의사를 통한다.

  • 기사입력 : 2019-09-03 07:5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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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류가 문자를 발명하기 이전에는 말로만 의사를 전달했기 때문에 시간적 공간적 제한을 많이 받았다. 말하는 사람이 있는 그 자리, 그 시간이 아니면 정보를 공유할 수가 없었다.

    이를 극복하고자 각 민족들은 문자를 발명하였다. 문자가 발명된 뒤부터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제한을 받지 않게 되었다. 인류문명 발전에 있어서 문자의 발명은 엄청난 혁신을 가져왔다. 어떤 정보를 아무리 멀어도 전달할 수 있고, 후세에까지 남길 수 있었다.

    먼 곳으로 전달하는 데 쓰이는 문장 형식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서신(書信)이다. 서간(書簡), 서찰(書札), 간찰(簡札) 등 그 명칭도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인편(人便)에 전한다 하여 편지(便紙)라고 한다. 편지라는 이 말이 가장 많이 쓰인다.

    서신은 멀리 떨어진 사람에게 소식을 전할 뿐만 아니라, 어떤 일을 의논하는 데 쓰이기도 했다. 교통이 나쁠 때 스승과 제자 사이에 서신을 통해 학문에 관한 의문점을 묻고 답했다. 그래서 옛날 학자들의 문집에는 서신이 많다. 주자(朱子)의 문집 3분의 2 이상이 서신이다. 우리나라의 대학자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의 문집에도 3분의 2 이상이 서신이다. 서신이 역사상 학문 발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교통이 발전하면 서신의 효용이 줄어든다. 더구나 근세에 와서 서신을 대신할 전화, 팩스, 인터넷, 스마트폰 등이 등장해서 서신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메일로 보내건 스마트폰으로 보내건 도구만 다르다 뿐이지, 서신의 내용과 기능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여전히 옛날 서신의 내용과 기능을 갖고 있다.

    서신에는 서신의 예절이 있는데, 이메일이나 스마트폰이라고 해서 예절을 안 지켜도 되는 것은 아니다.

    서신의 예절로는, 첫째 말이 공손해야 한다. 무례한 말투나 욕설은 물론 안 되지만, 최대한 예의를 차려야 한다.

    둘째 글의 목적이 뚜렷하고 조리가 있어야 한다. 무슨 목적으로 무슨 뜻을 전달하려는지가 명확해야 한다.

    셋째 답하는 글일 경우, 상대방의 질문이나 궁금한 것에 정확하게 대응해서 글을 써야 한다. 답장이라고 하면서 상대방이 질문한 것과 관계없이 엉뚱한 이야기만 하면 안 된다.

    넷째 간단하게라도 상대방의 글에 답장을 해야 한다. 특히 손윗사람일 경우 답장 없이 그냥 있으면 안 된다. 퇴계(退溪)선생은 몸이 불편해도 제자들의 서신에 반드시 답을 했다. 아주 긴 질문에도 정성을 다해 답장을 했다. 오늘날 손윗사람의 서신에 답장 안 하는 젊은 사람들은 그런 습관을 고쳐야 한다.

    도구나 방법은 바뀌었지만, 상호간에 감정을 나누고 의견을 교환하는 서신의 좋은 점은 계속해서 이어나가야 하겠다.

    * 書 : 글 서. 편지 서.

    * 信 : 믿을 신. 편지 신.

    * 溝 : 도랑 구. 통할 구.

    * 通 : 통할 통.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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