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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신성장 엔진 역할이 기대되는 부산항 제2신항 개발- 허문구(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장)

  • 기사입력 : 2019-09-03 20: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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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를 접하고 있어 선박을 통한 대량화물 운송이 가능하고., 원활한 운송을 지원하기 위해 60개의 무역항을 갖추어 경제발전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부산항 제2신항 개발계획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현재까지 확정된 계획에 따르면, 약 13조원의 사업비를 들여 21개 선석이 추가되며, 완공될 경우 신항과 더불어 2030년까지 40개의 선석이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부산항은 수출주도형 구조의 대한민국 경제의 호흡기관인 기도(氣道) 역할을 하는 경제 관문이다. 부산항 북항은 배후부지가 협소해서 많은 화물을 처리하기 힘든 구조였지만, 한국인 특유의 근면함으로 무장하여 기항하는 선박에 빠른 하역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했다. 2006년 개장한 부산항 신항은 중국발 경제효과로 해상물동량이 급증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외국계 물류기업과 환적물동량을 유치하여 부산항 성장에 기여했다. 이제 제2신항은 남북 철도연결에 따른 유라시아대륙 관문으로 비상할 수 있는 동남권의 날개가 될 것이다.

    그러나 부산항 제2신항 개발을 통한 글로벌 무역강국으로 가는 길에는 많은 현안이 산적해 있다. 특히 항만물류산업의 고부가가치화는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이다.

    부산항이 1200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했을 때 벌어들이는 수입이 약 40억 달러였음에 비해, 네덜란드의 로테르담항은 930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했을 때 그 6배인 약 240억달러의 부가가치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싱가포르, 로테르담, 상하이 등 다른 세계일류 항만에 비해 부산항은 선박급유, 수리조선, 중간가공 등 고부가가치 물류에서 파생하는 경제가치 비중이 상당히 낮다. 따라서, 제2신항은 단순 항만하역 기능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물류가 이루어지는 복합 비즈니스 클러스터로 거듭나야 한다.

    최근 국제적으로 무역의 추세는 지연(遲延)생산이 대세이다. 즉, 완제품을 바로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도착지의 특정 공항과 항만에 물류허브를 갖추어 반제품을 그곳으로 보내어 소비자들의 복잡 다양한 수요에 맞춰 재가공, 조립, 포장, 라벨링 등의 작업 후 최종 납품하게 된다. 따라서 부산항은 일본, 중국, 러시아를 배후지로 갖고 있는 천혜의 물류허브가 될 수 있는 만큼, 이들 국가에 대한 지연생산 기지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컨테이너선이 기항하기 시작하던 1970년대 1인당 국민소득이 250달러 정도였던 대한민국이 반세기 정도의 짧은 기간에 세계 6대 수출대국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부산항의 기여가 결정적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목 하락세와 경제 성장률 둔화 등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한 우리 경제에 제2신항 개장이 새로운 돌파구가 되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허문구(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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