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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64) 제24화 마법의 돌 164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 기사입력 : 2019-09-06 07: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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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정숙도 불안해하고 있었다. 태평한 것은 말자뿐이었다.

    “괜찮아. 라디오에서 안심하라고 하잖아?”

    이재영은 미월과 연심을 안심시켰다.

    “오늘 장사는 어떻게 해요?”

    “오늘 같은 날 손님이 올까?”

    “그럼 쉬고 있을게요.”

    “그렇게 해.”

    요정이 문을 열어놓고 있어도 손님들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장님, 전쟁 소식 들으셨습니까?”

    이철규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철규의 목소리가 잔뜩 흥분해 있었다.

    “들었네. 국군이 밀고 올라가고 있다면서?”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인민군이 38선을 돌파하여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이재영은 가슴이 철렁했다. 인민군이 이기고 있다고? 인민군이 서울까지 내려온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인민군이나 북한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은 지주나 재산가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동안 북한에서는 많은 지주들이 처형되거나 숙청되었다고 했다.

    “비상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금고에 있는 서류와 현금을 가방에 담아서 땅에 묻겠습니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비상조치일 뿐입니다.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알았네.”

    이철규와 통화를 끝냈으나 이재영은 불안했다.

    “우리는 시장에 다녀올게요.”

    허정숙이 말자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 이철규가 사태를 잘못 파악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재영은 문득 비상사태를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재영은 금고에서 금과 현금을 꺼내 항아리에 담아 뒤꼍에 묻었다. 금과 돈을 묻는 것은 류순영이 좋아했다. 도둑이 들어도 땅속에 묻은 것은 훔쳐가지 못한다.

    날이 서서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라디오를 계속 들었으나 국군이 인민군을 물리치고 있다는 방송만 되풀이했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아버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어요?”

    이정식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정식의 목소리도 불안했다.

    “나도 잘 모르겠구나.”

    “노동자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요. 저도 서울로 올라가야 하겠어요.”

    “그러지 말고 대구로 가거라. 네 안사람 데리고…….”

    “왜요?”

    “대구 집을 지켜야지.”

    이재영의 대구집은 관리인만 남아 있었다.

    “그럼 집사람보고 수원으로 내려오라고 할게요.”

    “그래. 수원에서 만나 대구로 가거라.”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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