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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걱정거리란 어린아이와 같다- 이현근(문화체육부 부장)

  • 기사입력 : 2019-09-08 20: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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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제와 다른 몸 상태에 건강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태풍이 온다는데 무사히 넘어갈지, 아이가 밖에 나갔는데 혹시 잘못되는 건 아닌지…. 우리는 하루 종일 온갖 걱정에 사로잡혀 산다. 나와 가족일은 물론 오지랖 넓게도 조국 후보 청문회 소식은 물론 한·일갈등, 홍콩 시위, 미·중 갈등 세계문제에까지 걱정을 달고 산다.

    ▼미국 코넬대에서 인간생태학을 연구하는 칼 필레머(Karl Pillemer) 교수가 65세 이상 노인 1500명을 대상으로 노인들의 지혜를 수집하는 연구과정에서 ‘인생을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점’을 묻자 응답자들은 ‘쓸데없는 걱정을 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노인들은 살아오면서 사실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 때문에 마음고생은 물론 시간까지 낭비한 것이 후회된다고 돌아본 것이다.

    ▼걱정과 관련된 속담도 여럿 있다.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하거나 관계도 없는 남의 일에 참견하는 사람에게 놀림조로 이르는 ‘걱정도 팔자다’, 쓸데없는 잔걱정을 하지 말라는 뜻인 ‘걱정이 많으면 빨리 늙는다’, 쓸데없이 걱정만 하고 밥도 제대로 먹지 않음을 이르는 ‘걱정이 반찬이면 상발이 무너진다’고 괜한 걱정의 어리석음을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걱정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걱정을 통해 조심하고 준비하게 하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일에 대해 마치 알라딘의 요술 램프의 요정 지니를 불러내듯 수시로 꺼내 보면서 걱정하는 현상을 램프증후군(Lamp syndrome)이라고 하지만, 걱정은 한 치 앞도 모르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으로서는 누구나 안고 사는 태생적인 한계다. 다만 걱정을 하든 안 하든 미래에 대한 결과는 좋거나 나쁘거나 확률은 50대 50으로, 걱정거리가 늘어나는 세상사를 긍정으로 볼 것인지 아닌지는 마음먹기 나름이다. 영국의 작가 G.K.체스터슨은 ‘걱정거리란 어린아이와 같다’고 했다. 쑥쑥 자라나는 어린아이처럼 걱정거리는 걱정할수록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 빨리 커지기 때문이다.

    이현근(문화체육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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