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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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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795) 집심각이(執心各異)

-마음가짐이 각각 다르다

  • 기사입력 : 2019-09-24 07: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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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조(趙)나라에 조사(趙奢)라는 유명한 장군이 있었다. 용감하면서 마음가짐이 공정하였다.

    그에게 조괄(趙括)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아주 총명하였다. 특히 어려서부터 병법을 좋아하여 병법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없었다. 그가 병법에 능하다는 것이 온 나라에 소문이 났다.

    그러나 조사는 아들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실전 경험이 없고, 사람됨이 경솔하기 때문이었다.

    조사가 죽은 뒤 진(秦)나라가 조나라를 공격하였다. 조나라의 유명한 장수 염파(廉頗)는 진나라를 막아 싸웠는데, 단지 대치하기만 하면서 한 달 이상 작전을 펼치지 않았다. 왕은 염파에 대해서 불만이 커져 갔다.

    그때 진나라에서는 조나라를 교란하는 말을 만들어 퍼뜨렸다. “만약 조괄이 장수로 임명되면, 우리는 끝나는 것이지”라는 말을 퍼뜨렸다. 조나라 왕은 참지 못하고 염파를 조괄로 교체했다.

    이때 조괄의 어머니가 왕을 찾아가 “우리 아들은 대장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하소연을 하였다. 왕이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저의 남편이 대장이었을 때, 그의 녹봉으로 10여 명의 식객(食客)과 100명의 친구들을 먹여 살렸습니다. 임금님이 내려주시는 재물과 비단을 군사나 관리 사대부들에게 다 나누어주었습니다. 출전 명령을 받은 이후로는 집안일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들은 군사나 관리들에게 접견을 받는데, 군사 가운데 감히 얼굴을 들고 쳐다보는 사람이 없습니다. 왕께서 내려주신 재물이나 비단을 집에 감추어 둡니다. 그리고 매일 토지나 건물을 사서 자신의 재산을 늘리려 하고 있습니다. 그 아버지와 같다고 생각하십니까? 마음가짐이 각자 다릅니다.”

    그러나 왕은 조괄을 대장으로 임명했다. 대장이 된 지 한 달도 안 되어 조괄은 대패를 하여, 40만의 군대를 잃었다. 조나라는 망국의 길로 접어들었다. 조괄의 어머니는 그 아들을 잘 알아보고 그 결점을 알았던 것이다.

    지금 서울대학교에서는 입학정원의 80% 이상을 수시모집을 통해서 뽑는다. 학과 성적 이외의 수상경력, 봉사점수 등이 합격을 좌우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고교생 논문 저자, 인턴활동 등도 등장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3년 동안 각종 상장을 100가지 이상 받은 학생이 있다. 3년이면 대략 1000일쯤 되는데, 3년 동안 상장 100가지를 받으려면 열흘에 한 번꼴로 상을 받아야 한다.

    봉사 시간이 400시간 이상이 되는 학생이 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러면 교실에서 수업 들을 시간이 없다. 거의 대부분이 극성 어머니들이 만들어낸 비정상적인 거짓이다.

    능력도 안 되는 자녀들을 이렇게 출발부터 속임수로 시작해서 좋은 대학을 졸업한다면, 그 자녀들이 사회인이 되었을 때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까? 부정부패가 몸에 익어 자신이 부정부패를 하고 있는 줄도 모르게 될 것이다.

    자식의 사람됨이나 능력을 잘 알아본 조괄의 어머니 같은 사람은 오늘날은 없는 것인가?

    동방한학연구소장

    * 執 : 잡을 집. * 心 : 마음 심

    * 各 : 각각 각. * 異 : 다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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