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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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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 닫힌 방화문에 끼여 초등생 의식불명

김해 한 학교 등교시간에 갑자기 작동
2학년생 허리 굽혀 지나려다 참변
기기 오작동·조작 미숙 가능성 조사

  • 기사입력 : 2019-09-30 21: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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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일 오전 김해의 한 초등학교 복도에서 2학년 학생이 방화셔터에 목이 끼여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이들의 등교시간에 갑자기 방화셔터가 작동한 이유로 기계 고장이나 조작 미숙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김해중부경찰서와 해당 학교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전 8시 30분께 4층 학교 건물 2층 계단과 복도 사이에서 발생했다. 당시 A(9)군은 교실로 가기 위해 계단을 거쳐 2층으로 올라갔고 방화셔터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A군은 방화셔터가 내려오는 도중 허리를 굽혀 방화셔터 밑으로 지나가려다 등에 메고 있던 가방이 방화셔터 하단부에 걸려 뒷목이 눌려지는 사고를 당했다.

    30일 김해 한 초등학교에서 2학년 학생이 갑자기 닫힌 방화셔터에 목이 끼여 의식불명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학교 관계자가 사고 현장을 설명하고 있다.
    30일 김해 한 초등학교에서 2학년 학생이 갑자기 닫힌 방화셔터에 목이 끼여 의식불명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학교 관계자가 사고 현장을 설명하고 있다.

    앞서 가던 학생이 이를 목격하고 바로 교사에게 알렸고, 담임교사는 즉시 대걸레의 금속봉을 이용해 내려오던 방화셔터를 막았다. 다른 교사들은 책을 쌓아올려 셔터 아래에 받쳐 방화셔터를 더 이상 내려오지 않게 했다. 이후 방화셔터를 수동으로 전환해 셔터를 들어올려 A군을 구조했다.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졌지만 학교 측은 A군이 4분 가까이 방화셔터에 목이 눌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 현장을 촬영하는 CCTV는 없었다. 당시 A군은 얼굴이 창백한 상태였고 교사의 심폐소생술로 혈색과 맥박이 돌아왔다. 10여 분 뒤에 도착한 구급대에 의해 A군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A군은 이날 오후 6시까지 의식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는 방화셔터 기기 고장이나 시설담당자의 방화셔터 컨트롤박스 조작 미숙 등이 거론되고 있다. 경찰과 학교 측 조사에 따르면 방화셔터 컨트롤박스에는 정상인 경우 녹색등이 켜져 있어야 한다. 학교 관계자는 9월 초부터 수차례 녹색등이 꺼져 있는 방화셔터 컨트롤박스를 확인했다. 이에 학교는 방화셔터를 관리하고 있는 위탁 업체에 점검을 의뢰했고 업체는 지난 24일 정상이라고 점검 기록부에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아침에도 방화셔터 컨트롤박스에 녹색등이 들어와 있지 않았고 시설담당자는 컨트롤박스 아래에 부착된 오작동시 조작 매뉴얼에 따라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학교에 있는 방화셔터 12개 모두 작동했다. 경찰은 컨트롤박스가 학교 당직실 안에 있어서 시설담당자가 방화셔터가 내려오는지 바로 알 수 없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해당 컨트롤박스에 부착된 오동작시 수신기 조치법에는 ‘화재가 아닐 경우에는 복구 버튼을 눌러 수신기를 복구시킨 후 주경종 정지, 지구경종 정지 버튼을 정상화시킨다’, ‘수신기 복구 후에도 오동작이 계속 발생할 경우 주경종, 지구경종을 정지한 후 담당자에게 연락조치 한다’ 등의 내용이 기록돼 있었다.

    해당 학교는 학교운영위원과 교직원 학부모 등으로 사고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즉각적인 대처에 나섰다. 비대위 관계자는 “등교시간에 컨트롤박스를 조작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는 않지만 기계 자체가 고장 나 있었던 상태로 보고 있다. 오작동시 매뉴얼에는 등하교 시간을 피해서 조작하라는 내용은 없다”며 “사고 학생에게는 학교에서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회복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기기 결함 여부 확인을 위해 국과수 또는 전문 업체에 의뢰를 검토하는 등 정확한 사고 경위와 원인을 조사 중이다.

    글·사진= 조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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