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0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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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하면 ‘아픈 가을’… 어느 좋은 날 ‘척추의 봉변’

산에 오르다 허리 못펴거나 차 타고 가다 뒷덜미 잡거나

  • 기사입력 : 2019-10-06 20: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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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는 유난히 잦은 가을태풍으로 전국 여러 곳에서 심각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그래도 가을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임을 부인할 수 없다. 푸른 하늘을 쳐다보다 훌쩍 여행을 떠나고픈 매력적인 계절인 가을은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가을은 다른 계절보다 교통사고와 낙상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지난 3년 동안(2016~2018년) 교통사고현황에 따르면 10월에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또 행정안전부 최근 5년간(2013~2017년) 자료를 보면 10월에 산을 찾는 등산객이 가장 많았으며, 등산사고율도 높았다. 사고 원인으로는 실족과 추락사고가 가장 많았다. 이렇듯 가을은 건강과 안전에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교통사고와 편타손상

    단풍철 도로 교통체증은 우리 얼굴도 붉게(?) 물들인다. 차가 많은 도로에서는 접촉사고부터 큰 충돌까지 곳곳에서 마찰음이 발생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앞뒤 차량 간 가벼운 추돌에도 뒷목부터 먼저 잡고 내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실제 교통사고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목과 허리 통증을 가장 많이 호소한다. 이는 갑자기 몸 전체에 강한 충격을 받아 전신에 통증이 나타나는 교통사고 후유증의 시작이기도 하다. 교통사고로 인한 척추질환에는 경추부와 요추부 급성염좌, 편타손상 증후군, 외상성 디스크 탈출증 등이 있다.

    편타손상은 생소하게 들릴 수 있다. 편타란 ‘채찍으로 때린다’라는 의미로 채찍손상이라고 풀어쓸 수 있다. 정차 또는 주행 중인 상태에서 뒤차에게 부딪히는 후방추돌의 경우 충격이 크다. 몸이 안전벨트에 고정된 상태에서 관성의 법칙에 의해 몸은 앞으로 나가려 하지만 목은 뒤로 지나치게 젖혀졌다 다시 앞으로 굽혀지면서 목 주변의 인대와 근육이 손상을 입는다. 반대로 전방추돌은 몸은 고정된 상태로 목이 과도하게 앞으로 굽혀졌다 뒤로 지나치게 펴지면서 목 주변 인대, 근육이 손상된다. 심할 경우 허리부근 근육인대의 손상이 동반되거나, 목디스크·허리디스크 탈출증이 발병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충격은 근육과 인대, 신경, 뼈, 디스크, 혈관, 눈에도 강력한 충격이 가해진다. 이렇듯 ‘편타손상’은 목통증뿐 아니라, 허리·어깨 등 복합부위의 통증이 유발할 수 있으며, 또 손발 저림, 두통,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예측할 수 없는 충격으로 인한 편타손상은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수개월간 통증을 보이기도 한다. 더불어 추간판탈출증이나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의 퇴행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반에 개선하지 않으면 더 악화되는 경향도 있다.

    교통사고는 사고 이후에 제대로 통증을 잡지 않으면 만성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교통사고 후유증의 이 같은 특징을 감안해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일단 교통사고가 나면 증상의 경중에 따라 영상의학검사를 통해 골절이나 신경학적인 손상 등을 바로 확인하고 통증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 결과를 토대로 나타나는 염증반응 등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 해결하는 것이 빠른 치료 방법이다.

    ◇등산·낙상으로 인한 척추골절

    등산은 척추와 하체 근육을 강화해주는 대표적인 운동이지만, 평소 자신의 건강상태를 간과한 채로 산을 오르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 특히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근육이 긴장돼 척추·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므로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이나 인대 손상을 입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등산 계획이 있다면 안전한 산행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무리하게 산행을 할 경우 척추압박골절, 디스크탈출증, 척추후관절증후군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뼈나 근력이 약한 어르신들은 산행을 하면서 크고 작은 충격, 낙상으로 척추압박골절 같은 척추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척추압박골절은 외부 충격에 의해 척추뼈가 납작하게 내려앉는 질환으로 골다공증이 주요 원인이 된다. 보통 골다공증이라고 하면 무릎이나 손목 등을 떠올리기 쉽지만 척추 역시 골다공증에 예외가 없다. 골다공증으로 인해 약해진 척추는 작은 외상에도 쉽게 골절되는 척추압박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척추압박골절의 경우 질환을 방치하면 충격으로 인해 골절이 일어난 부위를 중심으로 해 연속적인 미세골절이 일어나기 때문에 통증 역시 더욱 심해진다. 주로 가을 산에서는 젖은 낙엽을 밟거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낙상사고가 다반사이다.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는 정도에 따라 단순 근육통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가벼운 외상으로 보여도 근육통과 비슷한 증상이 계속 지속된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엑스레이(X-ray)상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압박 여부를 어느 정도 확인할 가능성은 있지만, 초기에는 거의 확인이 잘 되지 않아 MRI검사로 정확한 확인이 가능하다. 경미한 증상이라면 충분한 안정과 함께 약물치료, 보조기 착용과 같은 간단한 치료로도 충분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중증도 이상의 압박골절인 경우라면 척추체성형술 등의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척추체성형술은 갈라진 벽면을 시멘트로 보수하는 것처럼 골절이 일어난 척추 뼈에 인공뼈시멘트를 주입하는 시술로, 피부 절개 없이 국소마취 후 특수주삿바늘을 이용해 시술한다. 환자의 개인 상태에 따라서 차이는 있으나 시술시간이 20분가량으로 짧으며, 부작용 또한 적어 고령의 환자도 치료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만일 등산 중 허리 통증이 발생했을 때는 무리하게 산을 내려오기보다는 구조대원이나 전문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또한 얼음찜질은 통증을 가라앉히는데 효과적이지만, 통증 부위를 주무르거나 마사지를 해서는 더 위험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도움말= 창원the큰병원 신호동 대표원장

    정오복 선임기자 obokj@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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