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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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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지·옥·고의 희망- 이준희(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9-10-14 20: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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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에 가깝고 땅에 가까운 곳. 누군가에게는 미세먼지를 씻어주는 반가운 희망의 단비가 누군가에게는 물난리의 원흉이 되는 곳, 바로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내몰린 젊은이들이 사는 옥탑방과 반지하를 일컫는다. 일명 ‘지·옥·고’라 불리는 이곳은 반지하와 옥탑방 그리고 고시원의 앞 글자를 조합해 만든 단어로 2030 신세대들의 애환을 표현한 일종의 신조어다.

    ▼영화 ‘기생충’은 설정은 조금 달라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소시민, 즉 사회적 약자로 대변되는 이들이 살아가는 반지하라는 공간을 통해 한국 사회 극서민층의 민낯을 낱낱이 보여준다. 청년의 주거빈곤은 더 심각하다. 높은 주거비용에 청년들이 내집 마련에 대한 꿈은 물론 결혼, 출산까지 포기하는 세대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해 국토부가 발표한 청년 가구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층 10명 중 1명이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곳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주거의 날(10월 6일)을 하루 앞둔 지난 5일 주거 불안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거리로 나섰다. 성신여대 총학생회, 시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등 116개 학생회·학생단체는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대학생 주거권 보장을 위한 자취생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세계 주거의 날을 맞아 지·옥·고에서 살고 있는 청년의 주거권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정부가 ‘지·옥·고’라 불리는 열악한 주거환경으로부터 젊은이들을 지키기 위해 청년 맞춤형 임대주택 공급, 주거 비용 지원 등 다양한 청년 주택 지원 대책을 내놓고 있다. 경남에서도 서부·중부·동부지역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노후된 주택을 제공받아 리모델링을 거쳐 입주를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인근 시세의 50%로 공급하는 맞춤형 청년주택을 추진하고 있다. 어렵게 첫발을 내디딘 청년 주거복지 정책이 순항할 수 있도록 순풍이 이어졌으면 한다.

    이준희(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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