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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충문화와 선비정신- 강용수(창원대학교 명예교수 정충문화진흥회 회장)

  • 기사입력 : 2019-10-15 20: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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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은 정충문화의 도시로 이름나 있다. 정충이란 사전적 의미는 ‘사사로운 감정이 없는 순수하고 한결같은 충성’이라 풀이한다.

    우리가 흔히 충효사상이라고 할 때 충이 나라(임금)에 대한 개념이라면 효는 가정(부모)에 대한 개념이라고 보인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가정만큼 소중한 것이 없고 나라만큼 귀중한 것이 없다.

    사실 가정보다 더 큰 개념인 나라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바쳤다. 근세 조선시대만 보아도 임진왜란, 병자호란 때 수많은 의병들이 목숨을 바쳤으며, 구한말과 일제시대에는 망국의 슬픔을 참지 못해 자결한 사람도 수없이 많으며, 독립운동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이같은 의병활동과 독립운동에서 전국에서 경남인이 가장 큰 업적과 공로를 남긴 이유는 무엇보다도 남명 조식 선생을 중심으로 한 남명학파의 선비정신이라고 여겨진다. 수많은 남명학맥은 ‘밝은 마음, 올바른 실천’을 학문의 근본으로 삼은 경의(敬義)사상이 바로 경남인의 사상이고 정신이었기 때문이다.

    남명 조식 선생의 사상을 대변하는 한문 시 ‘浴川(욕천)’ 한 구절만 보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40년 동안 더렵혀져 온 몸, 천 섬 되는 맑은 못에 싹 씻어버리리라. 오장 속에서 만약 티끌이 생긴다면, 지금 당장 배 쪼개 흐르는 물에 부쳐 보내리라.”

    이같은 사상은 합천의 뇌룡정(용암서원), 김해의 산해정(신산서원), 산청의 산천재(덕천서원)등 경남 전역을 통해 뿌리내려졌다.

    경남의 수부도시인 창원의 경우, 충신을 기리는 유일한 무형문화재인 문창제놀이(정충문화제)는 병자호란 때 처참하게 순절한 창원 충신 황시헌과 백선남 부사 및 제 장병을 추모하는 행사이다.

    이 행사는 1980년 창원시의 탄생과 더불어 무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되었고 사단법인 정충문화진흥회가 매년 창원 충신을 기리는 문화행사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창원 천주산 기슭에 자리잡은 창원대도호부 읍성에서 10월 19일 거행된다.

    창원은 임진왜란 때, 한 사람도 항복한 사람이 없어 대도호부로 승격되었다. 그리고 병자호란 때는 창원부사(백선남)와 제 장병(충신 황시헌 등) 400~500명이 남한산성 쌍령전투에서 모두가 순절한 충혼이 살아숨쉬는 역사의 고장이다.

    우리는 이같은 대의충절의 정신을 창원정신으로 높이 기리고자 충의충절도시 선포식을 가진 바 있고, 정충문화대상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그리고 전문예술법인으로 지정되어 매년 학술대회와 학술연구지를 발행하고 있다.

    이같은 정충문화제 행사는 창원과 경남을 넘어 범국가적 사업(행사)으로 육성되기를 바라며 정충문화회관이 하루빨리 건립되어 체계적이고 끊임없는 전수교육과 기능 연마 및 우수한 예술인의 양성이 지속되어 경남의 정신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

    강용수(창원대학교 명예교수 정충문화진흥회 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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