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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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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고파, 지중해, 선벨트- 최형두(경남대 초빙교수)

  • 기사입력 : 2019-10-20 20: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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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26일 시작되는 국화축제의 명칭에서 ‘가고파’가 빠졌다. 지난해까지 문화체육부 지역축제 공식명칭이 마산가고파 국화축제였지만 어떤 영문인지 바뀌었다. ‘내 고향 남쪽바다’ 의 그 바다가 마산만이라고 널리 홍보해도 모자랄 판에 창원시는 마산의 귀중한 브랜드를 스스로 걷어차 버린 형국이다.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 하나로 수백만명의 관광객을 모으는 시대다.

    마산어시장, 오동동, 창동에 그나마 반짝 경기를 불러오는 국화축제를 키우려면 역시 ‘바다 마케팅’이 필수적이다. 한 해 국민 3000만명이 해외관광을 가는 시대, 그동안 전국적 주목을 못 받았던 마산은 오히려 새로운 관광지로서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산업화 시대 바다는 매립의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매력의 소재다. 마산만을 무학산에서 내려다보면 ‘보스프러스’ 해협 못지않다. 마창대교 아래 귀산동은 샌프란시스코 ‘소살리토’처럼 달콤하다. 마산,거제 ,통영으로 둘러싸인 바다는 말 그대로 지중해(地中海)다. 실제로 유럽 지중해와 위도가 비슷하다. 겨울이면 한반도에서 가장 따뜻해서 80년대 초까지 서울의 실업야구, 고교야구팀 겨울캠프가 몰려왔다. 미국에서 부유한 은퇴자들이 좋아하는 따뜻한 선벨트( Sun Belt)가 한반도에서는 바로 이곳이다.

    가고파, 지중해, 선벨트 같은 관광마케팅이 절박한 이유는 지역경제 위기 때문이다. 인구감소 고령화, 신성장산업 부재 속에 마산에는 미분양 아파트만 첩첩이 쌓이고 있다. 이미 부동산중개업소 폐업은 물론이고 자산가치 급락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마산 월영동에 4300가구 미분양 아파트만 보면 시민들의 마음은 천근만근이다. 가포에는 또 LH공사 아파트가 속절없이 올라간다.

    전국 최악 수준인 마산 창원지역 경제위기의 유일한 해법은 유동인구의 유입 밖에 없다. 봄철 벚꽃축제 인파를 마산 어시장과 속천항 간 셔틀 페리로 연결시켜 진해시내 교통혼잡을 분산시키고 벚꽃관광의 훈기를 어시장과 구도심으로 퍼지게 할 수도 있다. 로봇랜드도 꼬불꼬불한 육로뿐 아니라 어시장과 옥계 사이 직선 뱃길로 이으면 관광의 매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

    한 해 1000만명 이상 규모의 거제 통영 관광인구가 반드시 거치는 남해안 관문도시도 가능하다. 여수 엑스포처럼 마산 인공섬에 미래 해양·조선·로봇 산업엑스포 같은 국책사업도 강구해야 한다. 한일 프로야구가 끝난 11월 내내 여전히 따뜻한 마산구장에서 NC 다이노스와 후쿠오카 시호크 간의 우정리그를 만들면 일본관광객과 전국적 관심을 끌어낼 수도 있다. 마침 시호크 구단주는 손정의다.

    태산같은 미분양 아파트, 한파가 몰아치는 시장에 훈풍이 불도록 전국과 외국의 관광인파가 넘치도록 하자. 그런 매력을 만들기 위해 지중해, 선벨트 같은 작명도 필요하고 가고파의 바다를 전국에 홍보해야 한다. 그런데 창원시는 가고파를 지우려는 것인가.

    최형두(경남대 초빙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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