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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력을 위해 정책 전환을- 박갑제(경남대 경제금융학과 학과장)

  • 기사입력 : 2019-10-20 20: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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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가계 부채만 1500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증가세가 약화되었으며 여러 가지 비용압박 요인과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의 설비투자도 부진한 상태에 있다. 올해 9월 수출이 전년 대비 11.7%나 줄어들면서 10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급기야 지난 9월 소비자물가가 -0.4%를 기록하면서 1965년 관련통계가 집계된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였다. 한국경제가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태에 진입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디플레이션의 공포는 한국은행으로 하여금 기준금리를 1.5%에서 1.25%로 내리게 하였다.

    많은 경제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정부에서조차도 한국경제가 고유의 역동성과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 실상은 앞에서 언급한 소비와 투자부진뿐만 아니라 노동시장과 기업 건전성에도 나타난다. 통계청의 9월 고용동향조사에 따르면 제조업 취업자수는 11만1000명 줄었는데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18개월 연속이다. 산업이 아닌 연령대별로 보면 60대 이상에서 취업자 수가 38만명 늘어난 반면 30, 40대 세대에서는 19만2000명 줄었다. 30대와 40대 취업자 수가 동반감소한 것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24개월째이다. 기업들의 실적은 어떤가?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486곳(금융업 제외)의 매출증가율이 2017년부터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2015년 -5.1%에서 2016년 6.3%로 반등했으나 2017년 6.5%에서 2018년 2.9%로 떨어졌고 올해는 0.3%까지 추락했다고 한다. 또 한국은행과 중소기업중앙회 등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2/4분기 기준 6.3%로 지난해에 비해 1%포인트 줄었으며 지난해 기준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금융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 비중도 14.9%로 전년에 비해 0.5%포인트 증가했다고 한다. 그리고 500개 중소기업 중 61.8%가 지난해보다 실적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그러면 이렇게 민간경제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원인은 무엇인가?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주52시간 근로제, 과도한 최저임금인상 및 경직적인 노동경제정책을 지적하고 있다. 경제는 소비, 투자 및 수출 등의 지출요소들이 상승하면 생산과 소득이 증가한다. 하지만 이러한 지출이 증가하려면 소득이 증가해야만 한다. 그리고 소득의 가장 큰 원천은 노동시장에서 결정된다. 그런데 노동소득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노동생산성을 상회하는 소득은 일시적일 뿐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동정책은 신중히 수립되어야 한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해고되지 않고 살아남은 노동자의 소득은 증가하겠지만 해고된 노동자와 기존의 실업자들로 인해 전체 노동소득은 줄어들 수 있다. 생산성 증가를 상회하는 임금인상은 기업의 매출과 이윤을 떨어뜨린다. 이것은 추가적인 고용을 어렵게 하고 투자를 위축시키게 된다. ‘주52시간 근로제’도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이 제각각인 다양한 산업적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노동소득 창출을 어렵게 할 수 있다. 결국 노동소득이 증가하지 못하고 미래불확실성이 증가하면 소비지출은 위축될 것이다. 그리고 소비가 줄면 기업들은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

    세계경제포럼이 지난 10월 9일 발표한 ‘2019년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노동시장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3단계 하락한 51위를 기록했다. 특히 노동시장의 유연성 지표는 무려 15단계나 떨어져 102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활력 부문’ 역시 22위에서 25위로 내려앉았다. 한국경제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 원인 중의 하나는 노동생산성 제약과 다양한 산업적 특성을 무시한 정부의 경제정책과 경직화된 노동시장에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너무 이상에 치우친 정책을 수정·폐기하고 많은 권한을 시장에 돌려줘야 한다. 그래야 경제가 살아난다.

    박갑제(경남대 경제금융학과 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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