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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100분 토론- 서영훈(뉴미디어부장)

  • 기사입력 : 2019-10-24 20: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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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엊그제 지상파 방송의 토론 프로그램인 ‘100분 토론’이 화제가 됐다. 그날 닐슨코리아의 시청률 조사에서 최고 9.6%를 기록하며, 지상파는 물론이고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TV를 통틀어 4위에 올랐다. 이 프로그램은 포털의 실시간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방송시간 이후에도 유튜브에서 중계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붙잡았다. 딱딱하게 느껴지는 토론 프로그램으로서는 이례적이다.

    ▼이날 100분 토론은 20주년 특집으로 마련됐다. 특집인 만큼 패널의 중량감도 돋보였다. 소셜미디어 등에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1 맞짱토론에 나섰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잘나간다는 두 논객이 시청률 대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짐작되지만, 지난 1999년 10월 첫 방송 이후 이날까지 840여 회를 이어 온 방송사의 뚝심도 돋보인 순간이었다.

    ▼물론 이번 토론에 아쉬움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가 맞딱뜨리고 있는 몇몇 현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없은 것은 아니지만, 이번 프로그램 출연자의 특유의 화법으로 인해 주요 이슈가 희화화된 측면이 없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가 정치, 경제, 사회 등 여러 부문에서 겪고 있는 갈등의 구조와 원인 등을 드러내고, 이에 대한 진보와 보수 각 진영의 생각을 비교적 세밀하게 주고 받았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사람 사는 곳에 갈등이 없을 수 없다. 민주주의를 경험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또 남과 북이 전쟁을 치르면서 수많은 사상자를 낸 뒤 수십 년 동안 분단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더욱 그렇다. 선진국이라는 미국이나 영국이라고 다르지는 않다. 어느 사회나 상시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는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바로 갈등의 구조가 어떠하고, 또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속속들이 드러내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100분 토론과 같은 프로그램이 필요한 이유다.

    서영훈(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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