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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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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95) 제25화 부흥시대 ⑤

“정말이요? 언제요?”

  • 기사입력 : 2019-10-25 07: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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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식은 이재영의 사업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아들이지만 일정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아버지께서 건강하시니 사업을 마음껏 하십시오.”

    “알겠다. 그래도 네가 전체적으로 사업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철규와의 관계는 어떠냐?”

    “똑똑하고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잠시 식사를 묵묵히 했다. 그들의 저녁식사는 김경숙이 시중을 들었다. 이정식은 김경숙을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

    “전쟁은 어떻게 될 것 같으냐?”

    “미국은 전쟁을 계속할 의향이 없어 보입니다.”

    “그럼 어떻게 되는 거냐?”

    “아직 모릅니다.”

    이재영은 이정식과 사업 전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정식은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을 크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 녀석은 모험을 좋아하지 않는구나.’

    이재영은 이정식의 성품을 알 수 있었다.

    대구의 가게를 돌아보았다.

    대구는 부산 못지않게 활기를 띠고 있었다. 피란민도 많았고 군수지원을 하는 군대도 많았다. 이동하는 군인트럭도 자주 볼 수 있었다. 전쟁 때문에 군인들이 많아졌다. 전쟁은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었다.

    “이제 서울에 올라가는 것이 어때?”

    김경숙에게 물었다.

    “정말이요? 언제요?”

    김경숙이 반색을 하고 물었다.

    “며칠 내로 올라가지.”

    “어르신은요?”

    “나도 올라가야지. 나는 서울, 대구, 부산을 오가게 될 거야.”

    이재영은 5월이 되자 김경숙과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서울로 향했다. 지난해 겨울 중공군의 대공세가 시작되었을 때 대구로 내려왔었다.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 착잡했다. 김경숙과 그녀의 아이들은 대구에서 눈치를 보고 지내다가 서울로 올라가게 되자 즐거워했다. 도시나 촌락은 곳곳이 파괴되고 무너져 있었다. 그래도 사람들이 들에서 농사를 짓고 있었다. 서울로 돌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집을 떠날 때마다 이런 난리가 나는구나.’

    서울의 집은 폭격을 맞아 무너졌으나 이철규가 올라와 인부들을 동원하여 수리를 끝내놓고 있었다. 서울은 생각보다 피란갔던 사람들이 많이 돌아와 있었다.

    백화점에도 가보았다. 이철규가 사람들을 고용하여 경비들이 백화점을 지키고 있었다. 백화점도 폭격으로 절반이나 무너져 있었다.

    이재영은 요정에도 가보았다. 요정도 불에 탄 곳이 있고 무너진 곳도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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