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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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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잊혀질 계절, 가을- 옥은숙(경남도의원)

  • 기사입력 : 2019-10-27 20: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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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이용은 ‘잊혀진 계절’이라는 히트곡 하나로 수십 년 동안 잊혀지지 않는 가수로 남아 있다. 10월이 되면 ‘잊혀진 계절’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이용이 노래한 가을에 대한 그리움은 반드시 또 돌아오는 계절성 정서라고 할 수 있으니 시한부인 데 반해, 필자가 오늘 말하는 ‘잊혀질 가을’은 망각되어 영원히 사라질 항구적인 그리움을 담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한반도의 기후가 아열대성 온대기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한다. 즉, 봄과 가을을 도둑맞는다는 말이다.

    백과사전에 ‘지구 온난화 현상’은 ‘지구 표면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는 현상이며 엘니뇨, 라니냐의 기상 변화를 초래하고 오존층을 파괴하며, 지구를 사막화시키고 열대림을 파괴해 지구의 산소의 허파 기능을 약화시킨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글을 읽다 보면 허파가 쪼그라들고 숨이 차서 가슴이 답답해진다. 최근 5년간 바다 수온은 지난 100년간의 상승 온도인 0.7도의 2배인 1.2~1.6도나 올랐고 남극의 빙하가 급속도로 녹고 있다. 빙하가 녹기 시작하면 심각한 재앙은 필연적이다.100년 안에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몰디브 섬은 사라진다고도 예측한다.

    사실 이런 과학적 예측이 필요 없을 정도로 나쁜 변화를 체감하며 살고 있다. 다들 대체에너지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학교의 옥상에 태양광 패널 조차 쉽게 설치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절망적, 비관적인 목소리는 작고 희망과 위로의 목소리는 크다. 여태까지 인류가 진화해 온 것처럼 환경 문제도 극복할 것이니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에 솔깃해지는 게 사실이다.

    지구의 미래는 과연 희망적일까. ‘히스테리성 일시적 기억상실증’이라는 정신질환은 표출하지 못한 억눌린 감정으로부터 자기파괴를 막기 위해 작동되는 방어기제이다. 그런데 환자가 아닌 사람들도 다들 크고 작은 히스테리 병인을 갖고 있지 않는지 걱정이 된다.

    지구의 비극적인 불행은 잊고자 애를 쓰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일시적인 기억상실 증상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는 뜻이다.

    중고등학교에서 ‘환경’과목의 채택률이 2007년 20.6%에서 2017년 9%로 떨어졌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필수과목으로 선정되어도 모자랄 판에 걱정스럽다. 지금부터라도 환경과목을 필수과목으로 편입시키고 닥쳐올 수도 있는 참혹한 지구의 종말을 제대로 설명하자.

    필자도 환경 보전을 위해서 도의원으로 할 수 있는 활동으로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

    스웨덴 출신 16세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는 지난 9월 23일 ‘기후행동 정상회의’ 유엔본부 연설에서 “내 꿈과 유년기를 빼앗아 갔다. 기후변화를 막지 못하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환경 감수성은 저절로 키워지는 것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철저하게 교육을 받으며 통찰과 직관의 힘이 체화되지 않으면 지금의 우리처럼 걱정만 많은 무력한 존재가 된다.

    옥은숙(경남도의원)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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