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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에서 경남 희망 찾자] (5) 사회적경제로 희망 찾기

사회적금융 구축 필수… 작은 성공사례 쌓아가야

  • 기사입력 : 2019-10-27 20: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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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사회적경제 발전을 위해 해외 우수 사례를 그대로 따른다는 것은 경남에 맞지 않을 뿐더러 실현도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지금까지 살펴본 스페인 몬드라곤과 서울혁신타운 사례는 앞으로 추진 방향을 설정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수 사례를 경남의 사정에 맞게 변화시키고 그에 맞는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장기적인 시각으로 하나씩 현안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거시적 관점의 전략이라고 말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작은 성공의 축적과 사회적금융의 구축은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몬드라곤과 경남이 다른 점= 스페인 몬드라곤은 60여년의 역사를 이어오며 발전을 거듭해 오며 오늘의 초대형 협동조합 집합체를 이뤘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에는 1800년대 후반부터 협동조합 조직이 자생하고 있었고 1·2차 대전이라는 암흑기가 있었지만 이후 유럽 곳곳에는 협동조합 형태의 기업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했다. 특히 몬드라곤은 일종의 공제조합으로 볼 수 있는 라군라로를 통해 조합원들의 복지를 스스로 책임지고 있고 은행 라보랄쿠차를 통해 든든한 금융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이런 점에서 비교해 보면 경남 뿐만 아니라 한국의 사회적경제 기반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고 평가된다.

    한국은 과거 협동조합의 정신과 맥을 같이하는 두레와 공제조합 기능을 했던 계라는 전통적인 협동 시스템이 있었으나 일제시대에 핍박을 받으며 대부분 사라졌다. 게다가 군부독재를 거치며 그나마 남아 있던 협동 조직은 국가 주도의 자조 조직으로 변질됐다. 이런 역사적 배경에 따라 스페인과 비교해보면 한국 사회는 사회적경제가 자리잡을 토대가 척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정철효 경남사회적기업협의회장은 “협동조합 선진국들에는 노동자 스스로 마련한 기금이 있어 이를 통해 실직을 극복하거나 산업 위기에 사업체가 폐업해도 노동자들이 인수하는 방식으로 극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은 현재 전혀 그런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도 “최근 경남의 민주노총, 한국노총에 사회적경제 영역과 금융회사 등을 결합에서 자조기금을 만드는 제안을 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구체화 되기까지는 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하겠지만 희망적이다”고 말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척박한 과거가 있다고 해서 미래도 암울한 것은 아니다. 몬드라곤도 자체 기금과 금융이 자리잡는 데 수십년의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한국은 스페인과 다르게 사회적경제 성장에 국가 지원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훨씬 빠른 시간에 사회적경제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는 기대는 해볼 수 있다.

    이런 기대를 바탕으로 경남도도 사회적경제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경남도는 ‘경상남도 사회적경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 7월에는 ‘경상남도 사회적경제위원회’가 출범했다. 경남사회적경제위원회는 사회적경제기업 당사자조직과 중간지원조직,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도민의 의견을 도정에 효과적으로 반영하는 민관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7월 경남사회적경제위원회 출범식 모습./경남도/
    지난 7월 경남사회적경제위원회 출범식 모습./경남도/

    특히 올해 4월 산업통상자원부 공모에 선정되면서 추진 중인 사회적경제혁신타운은 경남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발전시킬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도는 국비 등 280억원을 투입해 14여년 동안 방치돼 있던 동남전시장을 리모델링해 2021년 준공할 계획이다. 연면적 1만여㎡의 공간에는 사회적경제기업과 조직의 입주공간, 교육공간, 회의실, 실험공간, 체험장, 판매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정원각 경남사회연대경제 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는 “경남의 사회적경제는 앞으로 충분한 희망이 있다. 특히 경남사회적경제혁신타운은 경남 사회적경제 생태계 확대에 큰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전 전략에 대해서는 “작은 사회적경제 기업들을 키워나가며 성공사례를 축적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독자적인 자금 조달 시스템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남형 사회적경제 금융은?= 스페인 몬드라곤 관계자들은 협동조합 발전에 금융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경남에서도 사회적금융에 대한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지난 6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경남 사회적경제 지역기반 및 정책역량강화 간담회./경남도/
    지난 6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경남 사회적경제 지역기반 및 정책역량강화 간담회./경남도/

    지난 7월 열린 경남사회적경제관련 5대조례 입법과 정착을 위한 포럼에서 송원근 경남과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발제를 통해 “ 우리나라 사회적경제 생태계에는 지속성, 자발성, 연대의 부족이라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더해 자본기업 회계 기준에 따르는 현 금융제도에서는 사회적경제기업 자금공급 매우 열악하다”며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 사회적금융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남은 사회적금융이나 사회적기금 관련 조례 제정이 전무한 실정이다. 사회적금융 관련 조례 제정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 교수는 경남 사회적금융 관련 조례에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요구 반영 △중앙 차원의 사회가치연대기금 조성에 부응 △기금조성 지자체 역할 제고 등의 내용을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사회적금융 관련 논의가 진행되는 만큼 경남에서도 사회적금융의 맹아는 싹트고 있다. 경남사회연대경제 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 1월 출범해 경남사회적금융 플랫폼과 소매금융 구축을 추진 중이다.

    정철효 경남사회적기업협의회장 겸 경남사회연대경제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P2P(Peer to Peer)금융 기능을 수행할 경남사회적경제 소매금융을 올해 안에 출범할 수 있게 적극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5000만원 이상 자본금을 확보한 상태이고 임팩트투자 플랫폼인 ‘비플러스’와 협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소액 대출과 운영자금 등 급한 자금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남사회연대경제 사회적협동조합은 중앙 조직인 (재)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과 발맞춰 현재 정책적으로 산재돼 있는 사회적금융 자금들을 종합해 중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며 “경남의 사회적경제 기업들의 성장을 이끌어 중장기적으로는 자체 기금을 형성할 목표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규홍 기자 hong@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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