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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방아쇠수지증후군

  • 기사입력 : 2019-10-28 07: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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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창구 창원제일종합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강창구 창원제일종합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며칠 전 중년의 여성 환자가 왼손 4번째 손가락이 펴지지 않는다며 구부린 상태로 진료실에 왔다. 2~3주 전부터 3, 4번째 손가락이 아프고 밤에 자다가 손가락이 펴지지 않으면서 통증이 심해 잠에서 깨기도 했다고 한다.

    환자는 손가락 통증의 강도가 점점 심해지며 펴지지도 않고 ‘딸깍’하는 소리가 나는 방아쇠수지증후군의 전형적인 증상으로 힘들어 했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손가락에서 권총의 방아쇠를 당길 때처럼 ‘딸깍 딸깍’ 소리가 난다고 하여 방아쇠증후군이라고 일컫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방아쇠수지증후군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는 2013년 16만5236명이던 것이 2017년 20만598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손바닥과 손가락의 내부 굴곡근 조직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활차와 힘줄에 혹이 생겨 손가락이 펴지지 않는 질환으로 밤에 통증으로 잠을 깨기도 한다. 주로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에서 흔히 발생하는데 컴퓨터, 스마트폰 사용이 잦은 사람, 가사 노동량이 많은 주부, 요리사, 운전기사, 골프선수처럼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과 노화와 여성호르몬의 감소가 있는 중년 여성들에게 잘 발생한다.

    손가락 인대와 인대막이 같이 부어올라서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발생하므로 과도하게 손을 사용하는 작업과 운동을 할 때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 확산과 특히 골프의 확산으로 인해 발생 환자가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번에 진료를 본 환자도 평소 컴퓨터로 업무처리를 하는데, 최근 골프를 시작하며 통증이 발생했다. 예방을 위해서는 손을 차가운 곳에 노출하지 않도록 하고, 손가락 스트레칭을 자주 해 주는 것이 좋다. 미지근한 물에 손을 담그고 마사지하는 것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도움이 된다.

    증상이 발생하면 초기에는 온찜질과 소염제를 복용하면서 휴식을 잘 취하면 대부분 호전된다. 그러나 증상이 지속되면 만성 염증질환으로 발전하여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가락 사용이 많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하고 스트레칭을 하여야 하며, 주사요법으로 통증을 완화하고 손상조직의 기능을 강화해서 유연성을 회복시켜야 한다.

    스트레칭은 손바닥을 충분히 펼쳤다가 주먹을 쥐었다 펴기, 손가락 마디를 구부렸다 펴기, 손가락을 붙인 뒤 벌렸다가 붙이기, 손가락과 손바닥을 눌러주기 등을 10회 정도 반복하는 것을 권한다. 활동 중간 중간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증상이 심하면 밤에 손가락이 구부러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보조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비수술적 방법으로 주사용법과 체외충격파 치료가 있다. 주사용법은 초음파로 증상 유발 부위를 보면서 직접적으로 주사를 맞는 방법으로 국소적 염증반응을 완화시키므로 2~3일 정도 경과하면 통증의 완화와 손가락 움직임이 유연해지고 ‘딸깍’ 소리가 나는 증상도 개선된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충격파로 인해 손가락 관절 주변의 혈관의 재형성을 돕고 관절손상을 감소시키며 염증반응을 완화하여 기능을 개선한다.

    쉽게 치료되는 질병이지만 관리가 되지 않으면 재발도 쉽게 하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여야 하므로 방아쇠수지증후군이 의심되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적극적인 관리를 하여 수술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강창구 창원제일종합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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