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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환 바스락 대표가 김해 사업장에서 도시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전강용 기자/“창업은 남들이 잘 해내지 못하는 것, 누구나 생각하지만 실천하지 못한 것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스락 이장환(34) 대표는 지난 2011년 수제 건강 도시락으로 창업했다. 바스락은 ‘body style 도시락’이라는 뜻으로 저염, 저지방, 저열량 도시락과 간편 가정식 도시락을 만들어 문 앞까지 배송한다. 경남뿐만 아니라 부산, 울산 등지에 매일 500여개의 도시락이 고객에게 전달된다. 지금은 ‘배달’ 아이템이 보편화 되면서 앱, 대행업체를 통해 손쉽게 도시락이 배송되지만, 바스락 창업 당시에는 파격적인 아이템이었다.
그는 20대부터 창업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 그러나 당시 청년 예비 창업가들에게 창업의 문턱은 높았다. 그는 20살 때 자본금 500만원으로 푸드트럭을 시작했지만 변수가 한둘이 아니었다. 지금은 푸드트럭의 규제가 상당 부분 완화됐지만, 당시에는 불법 아닌 불법이었다. 제법 매출이 나오는 날도 있었다. 그러나 일주일 후에는 여지없이 불법 주정차·도로 무단점유 과태료 고지서를 받아들었다. 젊은 혈기로 무작정 뛰어든 푸드트럭 창업은 본전도 못 찾고 접어야 했다. 그래도 ‘남들 다 하는 업종에 뛰어들면 안 된다’는 귀중한 경험은 바스락 창업의 밑 거름이었다.
‘뭔가 특별한 것’을 오래 찾아 헤맸지만 기회는 우연하게 찾아왔다. 2011년 지인이 수도권에서 PT(퍼스널 트레이닝)를 배워 창원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헬스장만 있던 지방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운동이었다. 이 대표는 PT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 나섰다. PT 회원들이 원하는 다이어트 식단, 고단백 식단으로 웰빙 도시락을 만들어 회원들에게 직접 배송했다. 그렇게 바디 스타일 도시락이 만들어졌다.
“하루하루 매출에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도시락 사업은 일회성 손님이 아니라 재구매 고객이 있어야 하는데, 창업 초기에는 소규모다 보니 홍보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직원은 뽑아 놨는데 월급이 밀리면서 내보내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고정 고객이 생길 때까지 ‘버텨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죠.”
고정 고객이 확보되지 않아 재료를 대량으로 구매하지 못했고, 도시락 원가가 올라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수년 동안은 재정난에 시달려야 했다. 창업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씩 겪는다는 데스밸리였다. 어려운 시기에 이 대표는 무엇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아 나섰고, 식단과 식재료의 품질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창업 초기 바스락은 헬스 다이어트 식단에 집중했지만,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간편 가정식으로까지 눈을 돌렸다. 간편 가정식은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메뉴로 구성했다. 메뉴 다양화로 고객이 늘고, 창업 당시의 고객들이 고정 고객이 되면서 점차 물량이 늘었다. 입소문을 타면서 부산, 울산 등지에서도 배송 요청이 있었고 경남 외의 지역까지 도시락 배송을 했다. 부산, 울산 등지는 배송 대행업체와 계약을 통해 배송 시스템을 갖췄다. “시간이 갈수록 고정 고객이 늘어났고, 재료를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어 원가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창업 초기와 비교해 식재료 값은 많이 올랐지만, 원가 절감으로 도시락 가격을 동결할 수 있었습니다. 고객들이 도시락 가격을 유지해 준 셈이죠.”
8년 전 첫 새벽 배송을 시작했을 때는 신문과 우유, 녹즙 등 만이 새벽 배송 시장을 지키고 있었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 특히 대기업에서는 경쟁적으로 새벽 배송에 뛰어들면서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오랜 기간 새벽 배송의 기반과 신뢰를 쌓아온 만큼 사업 분야를 냉동 도시락으로 다변화해 새로운 먹거리로 삼으려 한다.
“지금의 바디 스타일 도시락을 유지, 확장하는 것도 큰 과제입니다. 그러나 커 가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냉동 도시락 사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냉동은 간편하고 바로 꺼내 먹을 수 있어 요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아이템이기도 하고, 바스락의 배송 시스템과도 잘 맞아떨어집니다.” 그는 창업을 주저하는 예비 창업가에게 “자신만의 아이템으로 창업하라”고 조언한다. “우리나라 창업은 도소매업, 음식업처럼 과밀 업종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아요. 창업은 위험성을 담보하지만, 시장에는 없는 희소한 아이템으로 그 위험성을 점차 줄여나갈 필요가 있어요. 3~5년 힘든 시기인 데스밸리를 끈기 있게 버텨낸다면 성공 창업에 근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장환 대표 : △1985년 김해 출생 △2011년 12월 바스락 창업 △2012년 경남대학교 문화컨텐츠학부 졸업 △2019년 김해 생산공장 준공
박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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