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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0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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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97) 제25화 부흥시대 ⑦

“나도 당신 옆에 있어야지”

  • 기사입력 : 2019-10-29 07: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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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은 요정과 백화점을 오갔다.

    이제는 서울에 올라와 있어도 될 것 같았다. 전쟁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

    “사장님, 우리 영업 다시 시작해요.”

    몇몇 기생들이 이재영을 졸랐다. 낙원동에 있는 요정에 갔을 때였다. 난초라는 기생이었다. 그녀의 본명이 무엇인지는 몰랐다. 이재영은 그녀의 말을 깊이 생각했다. 그녀들도 일을 해야 했다. 전쟁 중이라도 돈을 벌어야 했다. 언제까지나 그녀들에게 식량을 대줄 수 없었다.

    “기생이나 요리사는 있어?”

    “그럼요. 거리에 넘치는 게 사람인데….”

    이재영은 머릿속에서 오랫동안 계산을 했다. 부산은 요정이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미월을 올라오게 하면 부산의 영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었다.

    “올라오게 하십시오.”

    이재영이 이철규에게 상의하자 그가 잘라 말했다. 이재영은 미월을 서울로 올라오게 했다. 언제 폭격을 당할지 모르는데도 곳곳에서 집을 수리하고 있었다. 판자촌을 짓는 사람도 있었다. 목재상이 호황을 누렸다.

    미월이 부산에서 올라왔다. 7월 더위가 한창일 때였다.

    “아유, 집이 죄 무너졌네.”

    미월이 낙원동 요정을 둘러보고 말했다. 미월은 새벽에 부산에서 기차를 탔는데 해질 무렵에야 도착했다고 했다. 서울역에서 낙원동까지는 걸어서 왔다.

    미월은 요정 별채에 거주하기로 했다. 별채도 엉성하고 잡초가 무성했다.

    “영업을 다시 할 수 있겠어?”

    “해야죠.”

    “부산은 어떻게 할 거야?”

    “연심씨에게 맡겨요.”

    “서울로 올라오고 싶어?”

    “당연하죠. 서방님 옆에 있어야지.”

    미월이 눈웃음을 쳤다.

    “오늘은 피곤할 테니 쉬어.”

    “당신은요?”

    “나도 당신 옆에 있어야지.”

    미월과 안국동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요정 별채로 돌아왔다.

    이재영은 미월의 무릎을 베고 장독대를 내다보았다.

    “아유 더워. 날씨가 푹푹 찌네.”

    미월이 부채질을 했다. 날씨가 더워 별채에서는 속치마와 속저고리 차림으로 지냈다.

    “금년에는 7월인데도 비가 안 오네.”

    이재영이 미월의 가슴께를 눈으로 더듬으면서 말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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