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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거창신씨 집성촌과 아파트의 공통점

  • 기사입력 : 2019-11-01 07: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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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창군 위천면에 거창신씨 집성촌인 황산마을이 있다. 조상 산인 덕유산(1614.2m)을 거쳐 주산(뒷산)이 되는 호음산(930m) 아래 위치한 이 마을은 계곡물이 내려와 하천을 이루면서 18개 고가(古家)의 땅심을 북돋운 후 빠져나가 위천과 합류한다. 산을 뒤로하고 물을 앞에 둔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전형적인 생기(生氣)를 간직한 마을이다.

    고가의 향(向·묏자리나 집터 따위의 앞쪽 방향)은 하천을 바라보거나 너머의 나지막한 산을 바라보고 있다. 대문은 하천의 물이 내려가는 쪽으로 방향을 약간 틀었으며, 대문에서 들어오는 거친 바람이 사랑채를 바로 때리지 않도록 대문과 사랑채가 서로 어긋나게 자리 잡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건강을 위한 비보(裨補·흉함을 피하거나 막음)를 꼼꼼히 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마을 중앙에 위치한 거창 황산리 신씨고가는 1927년에 지어졌는데, 솟을대문 정면에서는 내외담을 볼 수 있고, 그 옆에 안채로 들어가는 중문이 있다. 안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공간이 노출되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마당에서 솟을대문 바깥을 곧바로 보면 도로가 아닌 담장을 마주 하는데, 이 역시 ‘도로는 물’로 여겨서 도로가 바로 보일 경우 재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우려해 대문의 방향을 돌린 ‘비보책’의 일종이다. 안채 마당 중앙에는 나무를 심은 정원을 두어 내밀한 여인만의 공간을 감추었다. 눈에 띄는 것은 사랑채와 안채 모두 경남 지방의 일반적인 주택 양식인 홑집 대신 겹집의 팔작(八作)지붕으로 지어 ‘부와 권위’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 외에 홍살문을 갖춘 대가댁, 아담한 내외담을 둔 한산댁 등 18개 고가 모두가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땅은 용도에 맞게 활용될 때 최고의 가치를 발휘하게 된다. 기도와 명상이 잘 되는 땅이 있는가 하면 장사가 잘 되는 땅이 있으며, 치유가 잘 되는 땅이 있는가 하면 건강과 복을 주는 주택 용도의 땅이 있다. 황산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들은 군데군데 바위가 많이 박혀 있다. 훌륭한 학자를 배출하는 용도의 땅이며 외지로 나가야만 출세를 하고 부자도 될 수 있는 곳이다. 현대의 아파트는 비록 집성촌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한 울타리 안에서 생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파트는 거시적 분석과 미시적 분석이 필요하다. 거시적 분석으로는 첫째, 물(강·저수지·하천 등)을 뒤에 두거나 주산을 정면으로 바라보면 안 되며, 둘째, 고속 국도와 일반 국도가 가까이 있으면 ‘도로살(道路煞·소음과 흉풍)’이 발생하므로 안 되며, 셋째, 축사나 철탑, 방송탑, 변전소 같은 혐오시설이 사방 200m 이내에 있으면 안 된다. 이 정도 거리면 철탑이나 방송탑, 변전소의 ‘전압살(電壓煞)’은 피할 수 있지만 축사의 경우에는 원거리에 있어도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역겨운 냄새를 맡을 수 있으므로 사전에 현장을 방문해 꼼꼼히 살펴야 후회하는 일이 없게 된다. 미시적 분석으로는 부지 전체의 지기(地氣)가 좋은지를 살펴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매입(또는 전세)하고자 하는 동, 호수의 지기가 좋아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 부지 전체 지기는 길(吉)한 곳과 흉(凶)한 곳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기가 좋은 동, 호수를 고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출입문 가까이 있는 동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출입문은 수구(水口)라 하여 물이 빠져나가는 곳으로 생기를 교란시키므로 주변에 위치한 동은 사람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 조선시대에도 마을 입구 주변은 평민이 거주하며 마을 안으로 깊숙이 들어간 곳이나 마을의 가장 높은 곳은 지체 높은 양반이 차지했다.

    생기가 충만한 동이란 좌청룡과 우백호를 대신하는 동이 좌우측에 존재하며 앞쪽은 놀이터나 정원, 학교가 있는 동을 말한다. 앞쪽의 동과 동 사이의 좁은 틈새로 부는 세찬 바람은 ‘계곡풍’과 같아 피해야 하며, 동 건물의 각진 모서리는 ‘옥각살(屋角煞)’을 내뿜어 거주자의 건강을 해치기 때문에 앞 발코니에 인도고무나무, 스파티필름, 행운목 등으로 가려야 한다. 침대에 식물을 두고 싶다면 밤에 산소를 배출하는 산세비에리아, 브로멜리아류, 알로에베라를 권하며, 난 종류도 밤에 산소를 배출하지만 날카로운 잎은 오히려 해를 끼치므로 두지 않는 것이 좋다.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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