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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1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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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00) 제25화 부흥시대 ⑩

“아직 요정을 개업 못했어요”

  • 기사입력 : 2019-11-01 08: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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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이 사무실에 출근하자 이철규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치안국장 이종일과 점심식사를 같이 하시지요.”

    이철규가 이재영에게 권했다. 부산에서 올라온 기생 청심, 김연자가 차 두 잔을 갖다가 놓고 나갔다.

    “그 사람이 서울에 올라왔나?”

    “위세가 대단합니다. 빨갱이 잡는다고 난리입니다.”

    치안국장 이종일은 호감이 가는 사내가 아니었다. 그러나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다. 전국의 경찰을 손에 쥐고 있는 사내다.

    “그러지.”

    이재영은 미월에게 연락하여 푸짐한 점심상을 차리게 했다. 아직은 요정이 개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여자들이 있으니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이재영은 이철규와 함께 일찍 가서 그를 기다렸다. 점심때가 되자 이종일이 여러 명의 경찰관을 데리고 왔다. 그는 군복을 입고 권총까지 차고 있었다.

    “핫핫! 사장님을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종일이 호탕하게 웃으면서 손을 내밀었다.

    “빨갱이 잡느라고 고생이 많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위로드리려고 간소한 상을 준비했습니다.”

    이재영이 그의 손을 잡고 흔들었다. 이재영은 이종일을 따라온 경찰 간부들과도 인사를 나누었다. 이철규도 그들과 한바탕 웃고 떠들면서 인사를 나누었다.

    “앉으시지요.”

    “고맙소.”

    이재영은 이종일과 마주보고 앉았다.

    “그래 난리통에 어떻게 지냈습니까?”

    이종일이 이재영에게 물었다.

    “적 치하 3개월 동안 동굴에서 숨어 지냈습니다. 인민재판이 얼마나 심한지… 그냥 마구 때려죽이더군요.”

    “공산주의… 빨갱이는 씨를 말려야 합니다. 이놈들은 사람이 아니에요. 전쟁 보세요. 이놈들이 전쟁을 일으켜 대한민국이 초토화되지 않았습니까? 사람은 또 얼마나 죽었습니까?”

    이종일이 입에 거품을 물고 떠들어댔다.

    미월이 차린 음식은 푸짐했다. 미월은 기생들과 함께 이종일과 경찰관들의 시중을 들어주었다.

    “아직 요정을 개업 못했어요. 개업을 하면 국장님을 잘 모실게요.”

    미월은 이종일에게 교태까지 부렸다.

    “핫핫! 말만 들어도 고맙네.”

    이종일은 기생들이 시중을 들어주자 기분이 좋아 연신 웃음을 터트렸다.

    “정말이에요. 영업을 하려면 아무래도 전쟁 중이라 국장님의 보호를 받아야 돼요. 우리 난초 같은 예쁜 아가씨를 잘 보호해 주세요.”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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