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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미·중 무역전쟁- 이명용 (문화체육부장)

  • 기사입력 : 2019-11-05 07: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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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차세계대전 때까지 강대국 간의 전쟁은 무기를 동원한 총력전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핵무기의 등장으로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은 거의 없는 대신 경제전쟁이 되고 있다. 1970년대 경제강국으로 부상했던 일본이 미국의 환율압박에 의해 주저앉은 것이나 거대 소련이 붕괴된 것도 마찬가지다. 2차세계대전 후 세계 패권국가로 등장한 미국이 자국을 위협하는 경쟁국가에 대해 철저히 손을 본 결과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1년 넘게 진행중인 미·중 무역전쟁도 같은 맥락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미국이 지난해 7월 자국의 대규모 무역적자의 원인이 중국과 교역에서 발생했다며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 818종에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미국산 농산품 등에 똑같은 규모와 비율의 관세를 물리면서 시작된다. 이어 미국은 수입품 관세를 25%를 올리는 등 추가보복과 함께 중국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블랙리스트 게재에 나서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 중단 카드를 들고 나서는 등 양국은 이득이 없는 냉온탕 싸움을 계속해왔다.

    ▼그나마 다행스런 것은 지난달 중국이 대규모의 미국의 농산물 수입을 밝히면서 1단계 합의를 약속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달 중 1단계 합의 서명부터 미국 내부적으로 기술이전강요 문제 포함여부 등의 이견이 나오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고 중국은 보복관세 전면철폐 외의 의제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미국이 생각하는 지식재산권, 기술이전강요 등의 포괄적 이슈까지 해결은 단기간에 쉽지 않아 양국간의 신경전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미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전쟁을 내년 대선에 활용하려 하면서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한국을 비롯, 많은 나라들이 경기침체, 투자지연 등 실물경제는 물론이고 주식 등 금융부문의 타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의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것을 우리는 실감하고 있다. 미국이 이 전쟁에서 승패여부를 떠나 우리의 살길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명용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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