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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얼마나 만만해보였으면…- 이종구(김해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9-11-06 20: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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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 사태로 30% 후반대까지 떨어졌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최근들어 이전 수준인 40% 중반까지 회복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유권자 2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전주보다 1.8%포인트 오른 47.5%로 집계됐다. 또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전주보다 3%포인트 오른 44%로 나타났다.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율의 경우 리얼미터는 전주보다 0.6%포인트 내린 31.6%로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한국갤럽은 전주에 비해 3%포인트 내린 23%를 나타냈다.

    이는 조국 정국 당시 문 대통령과 여당에 등을 돌리고 한국당으로 향했던 일부 중도층의 민심이 조국 사퇴 이후 다시 원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국 사태 당시 중도층 민심은 문 대통령이 조국 장관 임명을 강행하고 여권 인사들이 연일 조국 가족에 대한 검찰수사에 어깃장을 놓고 염장을 지르는 발언을 내뱉는데 대해 진절머리를 내 한국당으로 향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당이 조국 사퇴와 지지율 상승에 취해 연일 헛발질을 해대자 민심이 다시 떠나고 있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헛발질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에는 너무 심하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된 의원들에게 당에 대한 기여도가 높다며 공천 가산점을 부여하겠다고 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없던 일로 한 것은 약과다. 조국 낙마에 공을 세웠다는 이유로 인사청문위원들에게 표창장과 상품권을 나눠주는 낯뜨거운 자축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대 풍자한 애니메이션을 공개해 논란을 빚기도 했으며, 황교안 대표가 야심차게 준비한 ‘1차 인재 영입’은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황 대표가 크게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은 기자회견에서 ‘삼청교육대’ 발언으로 ‘공관병 갑질’ 논란으로 그렇지 않아도 좋지않은 여론에 기름을 붓고 말았다.

    또 지난 4일 발표한 한국당의 총선기획단 구성을 놓고도 말이 많다. 한국당의 총선기획단은 같은 날 발표된 민주당의 총선기획단에 비해 전혀 신선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경우 15명 중 원외인사가 7명, 여성이 5명, 2030 청년층 4명인데다 당론을 따르지 않고 소신발언으로 유명한 금태섭 의원까지 포함됐다. 반면 한국당은 12명 전원이 현역 의원이고 여성은 1명, 2030은 전무하다. 이력도 정치인, 관료 일색에, 계파로 보면 친황(친황교안)계가 대부분이다. 한국당은 임명장 수여식장에 ‘변화와 쇄신 총선기획단’이라고 쓴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었지만, 변화와 쇄신에 어울리는 인물들이 있느냐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다보니 일각에서는 조국 사퇴에 올인한 한국당이 ‘조국의 저주’에 빠진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향해 일어서서 삿대질하고 고함을 지르는 횡포를 부렸다. 임명직 공무원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고함을 지른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헛발질을 해대는 제1야당이 얼마나 만만해보였으면 청와대 수석이 원내대표에게 삿대질과 고함을 질렀을까 싶다. 한국당,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

    이종구(김해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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