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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본의 독과점 품목이 만약 쌀이었다면?- 박성면(전 농협은행 경남본부장)

  • 기사입력 : 2019-11-06 20: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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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제·외교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아베정권은 MB정부시절 1,2심을 깨고 강제징용 피해자의 배상청구권을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2012년)부터 우리나라에 대한 보복을 준비했다는 언론 보도 등으로 비춰볼 때 그 치밀성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기업이 합심하여 이를 극복하고, 오늘의 사태를 우리나라 소재부품산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도약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영국은 산업혁명 이후 빠르게 공업화가 이뤄지면서 농업부문에 대한 정책이 우선순위에서 밀렸고 1차 세계대전으로 식량의 무기화에 대한 많은 고초를 경험하여 지금은 100%가 넘는 식량자급률을 자랑하고 있다. ‘만약 일본의 무기가 소재부품이 아닌 식량이었다면 우리의 대처 방안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현재 주요 선진국(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캐나다, 독일, 덴마크등)은 식량 자급률이 100%가 넘는다. 하지만 개발도상국 대부분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몇몇 국가들에 의해 국제곡물시장이 크게 동요칠 수 있어 세계식량의 무기화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가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식량자급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하여 식량이 무기화되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 필자가 이런 걱정을 하면 비교우위론자들은 반도체나 자동차를 팔아 쌀을 사먹으면 된다는 논리를 편다. 그러나 그것은 국제적으로 공정한 자유무역이 영원히 보장될 때 가능한 이야기이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나 일본사태에서 보듯이 보호무역주의를 넘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무기화하는 추세를 볼 때 식량산업의 보호육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반도체, 자동차, 쌀 모두 우리에게는 중요한 자원이다. 그러나 특히 쌀 산업은 환경보전, 전통문화가치 등 무역으로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가치까지 가지고 있다.

    엊그제 정부는 WTO개도국 지위 포기를 선언했다. 이로 인해 정부에서는 농업에 당장 피해는 없다고 하지만 농업계에서는 우리나라에 개도국 포기를 빌미로 농산물 추가 개방과 관세율 인하, 보조금 축소 등을 요구할 경우 이에 대한 사전 준비도 없는 우리나라 농업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고 이는 농업기반의 몰락이라는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매우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은 산업화 과정에서 많은 희생을 강요당하며, 개방과 세계화에 따른 대처 부족, 탈농촌화, 노령화 등 근본적인 농업문제 등으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매우 약한 산업으로 전락되어 있는 게 사실이다.

    정부에서는 이번 개도국 지위 포기가 불가피하다면, 당장은 피해가 없는 현재 농업의 유지에 목적을 둘 것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농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발상 전환과 정책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박성면(전 농협은행 경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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