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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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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광 김 대리, 손목 시큰거린 이유 있었네… 과사용 증후군

여러 시간 같은 근육으로 반복 작업하며 오는 손상
근육이나 주변 힘줄, 혈관, 신경 자극받아 만성 질환화

  • 기사입력 : 2019-11-10 20: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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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식이관리와 함께 운동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했다. 비만인구 증가와 함께 고혈압·당뇨와 같은 성인병 환자도 증가함에 따라 건강한 삶을 위해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났다. 하지만 우리 신체도 기계처럼 과도하거나 무리하게 사용하면 손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조깅이나 사이클, 골프, 테니스처럼 같은 동작을 반복해야 하는 운동이나, 무거운 물건을 옮기고 나사를 조이고 하루 종일 컴퓨터를 다루는 등 직업의 특성상 하루에 여러 시간 동안 같은 근육을 쓰며 반복적인 작업을 하면서 오는 손상을 과사용 증후군이라 한다. 이러한 손상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수 있고, 여러 부위에 손상이나 염증을 일으킨다.


    과사용 증후군의 원인은 결국 반복해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긴 시간 동안 같은 동작을 반복적으로 하면 그 동작에 사용하는 근육은 손상을 입고, 손상받은 곳이 붓거나 그것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유착이 일어난다. 유착된 근육과 관련된 관절과 인대는 유착되거나 좁아진 상태에서도 다시 같은 동작을 반복적으로 하고, 이 과정에서 근육이나 주변의 힘줄, 혈관, 신경, 림프 조직들도 자극을 받고 염증이 생기며 만성 질환으로 변하기도 한다.

    현대인에게서 흔한 과사용 증후군의 발생 부위는 무릎과 손목 부위이다. 이 중 무릎 부위의 슬개대퇴증후군은 무릎통증 원인의 20~40%를 차지할 정도로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보통 슬개골(무릎뼈)과 대퇴골(넙적다리뼈)이 잘 맞물리지 않을 때 생긴다. 슬개골은 무릎을 구부리거나 펼 때 대퇴골의 위·아래·옆면 등 여러 면과 닿는데, 대퇴골과 슬개골이 잘 맞물리지 않으면 무릎을 굽힐 때마다 뼈가 엇나가게 닿고 주변 인대도 잘못된 방향으로 당겨지면서 무릎통증이 생긴다.

    나이가 아직 젊고 부딪히거나 특별히 다친 적도 없는데 무릎이 아프다면 슬개대퇴증후군일 확률이 높다. 초보자들이 무리하게 장거리를 달릴 때 생긴다고 해서 ‘러너즈 니(Runner’s knee)’로도 불린다. 달리기는 체중의 3~4배에 달하는 충격이 다리로 전달되기 때문에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이 크다. 여기에 갑작스런 무릎 사용으로 주변에 근육이 경직되면서 무릎 정렬이 틀어져 굽히거나 뛸 때 통증이 생긴다.

    손목디스크 손상으로 불리는 손목충돌 증후군도 직장인에게 자주 발생하는 과사용 증후군 중 하나다. 손목은 손가락이 정확한 집기, 잡기, 두드리기 등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지지대 역할을 담당하고, 팔뼈와 손목뼈인 수근골 사이 자리 잡은 섬유연골은 손목에 가해지는 충돌을 완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손목충돌증후군은 섬유연골이 외부 충격에 의해 찢어지거나 파열된 것을 의미한다.

    큰 병마개를 돌려 따거나 젖은 수건을 짤 때 새끼손가락 쪽 손목이 아프고 시큰거리거나 통증이 팔목 전체로 퍼져 어느 쪽이 아픈지 잘 모를 때가 많다. 유리창을 닦거나 마우스를 조작하면서도 통증을 느낀다. 특히 손목을 많이 쓰는 목수, 엔지니어, 피아니스트 등 특수 직업군이나 손목 사용이 많은 주부에서 발병 가능성이 높다. 증상이 심해지면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나타나 밤에 잠을 자는 것조차 힘들어지며, 1년 이상의 만성 손목통증이 지속되기도 한다.

    이렇게 손목 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하다 보면 관절 주변에 있는 힘줄과 활액막 사이에 지나친 마찰이 생기고, 이런 반복적 손상과 자극이 누적되면 건초염이 생긴다. 증상은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있고, 주먹을 쥐거나 빨래 비틀기 등의 동작을 하기 힘들어진다. 전기가 오는 듯 찌릿하기도 하고, 아픈 부위가 위아래로 옮겨 다니기도 하며 무거운 것을 들거나 일을 할 때 손목 부위가 붓거나 딱딱해지기도 한다. 팔을 뻗은 상태에서 엄지를 주먹 안으로 말아 쥐고 아래로 꺾었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지 확인해보면 어느 정도 진단이 가능하다.

    건초염과는 또 다르지만 흔히 발병하는 과사용 증후군이 있다. 바로 손목을 이루는 뼈와 인대들로 이뤄진 작은 통로인 수근관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수근관 증후군(손목터널 증후군)이다. 손목의 각도를 꺾는 움직임이 많으면 수근관을 지나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에 염증을 일으킨다. 힘줄이 부으면서 커지면 공간을 더 차지하고, 손으로 들어가는 신경이 눌리며, 손목의 힘줄과 신경이 지나는 관에 압력이 높아져 손 저림, 감각 저하 등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사용 증후군은 심하지 않은 초기의 상태라면 단지 충분한 휴식만으로도 호전이 되지만 1주 이상 요통, 근육통, 관절통, 부종 등의 증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진단을 받고 물리치료와 자세 교육, 운동요법, 단기간의 소염진통제나 근육이완제 처방 등이 필요하고, 심한 경우에는 주사치료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과사용 증후군의 치료와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말 그대로 많이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반복적인 동작 수행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것으로 얼마나 예방이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는데 치료에는 항상 원인이 되는 것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치료와 예방에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동작에 제한을 주기 힘들기 때문에 휴식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하고, 또한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피로도를 덜어주고 혈액순환을 증진시키면서 휴식을 줘서 피로도가 쌓이는 것을 막아줘야 한다.

    정오복 선임기자

    도움말= 창원 희연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이승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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