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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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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어선 수색 난항… 애타는 가족들

해경 “거리 멀고 기상상황 나빠”
베트남 선원 가족 등 13명 도착
“시신이라도 빨리 찾았으면…”

  • 기사입력 : 2019-11-20 2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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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해상에서 화재로 전복된 통영선적 대성호(29t) 실종자 수색작업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20일 아침, 통영시가 마련한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실종자 가족들은 이른 시간부터 통영시청 2청사에 마련된 실종자 가족대기실로 모여들었다. 가족들의 표정은 잠을 못 이룬 듯 초췌해 보였다.

    20일 통영시청 가족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실종자 가족들이 수색상황 브리핑을 듣기 위해 브리핑룸으로 이동하고 있다.
    20일 통영시청 가족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실종자 가족들이 수색상황 브리핑을 듣기 위해 브리핑룸으로 이동하고 있다.

    통영해경은 이날 오전 9시 30분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실종자 가족들에게 간밤에 진행된 수색상황을 설명했다. 브리핑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수색작업이 별다른 성과가 없다는 내용을 전해 들은 실종자 가족들의 표정은 침울했다. 해경은 실종자 가족을 대상으로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브리핑을 통해 수색작업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베트남 선원들의 친구와 형제 등 가족 13명이 통영으로 속속 도착했다. 코리안 드림을 이루기 위해 한국으로 와 뿔뿔이 흩어져 일하다 참변 소식 듣고 통영으로 달려왔다. 시청에 마련된 대성호 실종자 가족 대기실에 도착한 베트남 가족과 친구들은 오열했다.

    베트남 선원들의 안타까운 사연들도 알려졌다. 6명의 베트남 실종선원 가운데 5명이 같은 마을에서 코리안드림을 이루기 위해 한국으로 온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남부에 위치한 꽝빈성의 어촌마을 딴쑤언이 이들 베트남 실종선원들의 고향이다. 다른 1명도 꽝빈성 바로 위에 있는 하띤성에 살다가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실종자 가족은 처남과 사위가 함께 대성호를 탔다 한꺼번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그는 “젊은 나이로 먼 나라까지 일하러 온 사람들이니 빨리 찾아줬으면 한다”며 “한국 정부가 도와줘서 하루라도 빨리 시신을 찾았으면 하는 심정”이라고 호소했다.

    결혼 2개월 만에 남편을 바다로 보낸 젊은 아내의 사연도 전해졌다. 아내는 베트남 실종선원 A씨와 고향 딴쑤언에서 7년 넘게 연애를 하다 한국으로 와 진주시에서 신혼 살림을 차렸다. 아내는 “나쁜 소식이 없기를 기도한다. 남편을 빨리 찾고 싶다”는 말을 반복했다.

    아내가 임신 중인 선원과 자녀가 세 명인 선원의 사연도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들 베트남 실종선원 가족들은 비보를 전하기 위해 고향의 가족들과 통화하며 흐느꼈다. 베트남에 있던 가족 11명은 외교부를 통해 한국으로 오는 비자를 신청하고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부분은 비자 등 문제가 있어 빨라도 23일께 입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1시 시청 실종자 가족대기실을 찾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열심히 수색은 하고 있는데 바람과 풍랑이 심해 아직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빨리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해경은 “사고해역이 제주항으로부터 왕복 10시간 거리에 떨어진 데다 기상상황도 좋지 않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해역인 제주도 남쪽 먼바다는 초속 10~16m의 강풍이 불고 파도 높이가 2~4m에 이르고 있다.

    글·사진=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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