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3일 (금)
전체메뉴

은행원이 PF대출 관련 ‘5억대 상가’ 수수 의혹

하도급업체가 미지급금 회수 위해
건설사 등기부 확인하다 발견 제기 “은행원이 부실기업에 특혜 줬다” 주장

  • 기사입력 : 2019-11-21 21:09:21
  •   
  • 은행 직원이 PF(Project Financing)대출 차주로부터 수억원대 상가를 제공받은 의혹이 제기돼 면직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경남에 본점을 둔 K은행은 지난달 말 직원 A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금품수수)로 경찰에 고발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K은행이 120억 규모의 PF대출 약정을 맺은 창원 한 아파트 현장 시공사 B사로부터 5억원 상당 상가를 제공받아 아내 명의로 등기한 의혹을 받고 있다. K은행은 지난달 징계위원회를 열어 A씨를 면직했다.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입니다./픽사베이/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입니다./픽사베이/

    금품 수수 의혹은 자체 조사가 아닌 창원 현장의 하도급업체에서 제기됐다. 이 현장 하도급업체 C사는 지난해 1월 B사와 15억원의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아파트 준공 후에도 대금 8억8000만원을 받지 못했다. C사는 미지급금 회수를 위해 원청 B사 대표 명의의 부동산 등기부 등본을 모두 뒤졌다. 이 과정에서 B사 소유 창원 상가가 K은행 직원 A씨 아내 명의로 등기된 것을 확인해 대출 관련 금품 수수 혐의를 K은행에 제기했다.

    C사 관계자는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A씨가 B사의 창원·거제 현장 등 PF대출에 관여해 부실 기업에 특혜를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K은행이 대출 관리를 부실하게 해 20개 하도급업체가 50여억원의 공사 대금을 못 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B사가 창원 현장에서 2017년 12월, 2018년 9월 각각 추가로 받은 PF대출 30억, 20억원 등 50억원을 거제 등 타 현장에 사용해 미지급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A씨의 금품 수수는 이 두 대출 기간 중간에 발생하면서 대출과 관련한 특혜가 있었다고 C사는 주장했다. 또 C사는 K은행이 자사 PF대출을 우선 회수하기 위해 HUG(주택도시보증공사)와 시행사가 공동 관리하는 분양수입금계좌를 임의로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C사 관계자는 “K은행은 시행사 대출에 대한 기한이익의 상실을 내세워 대출 채권 우선권을 주장하며 자사 PF대출을 회수하는 등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C사는 K은행 대출 업무 관련 직원 10명과 B사 관계자 등 모두 12명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한편 B사 대표는 거제의 또 다른 K은행 PF대출 현장에서 허위분양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사기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K은행은 이 과정에서 B사 대표에 대한 처벌 불원서를 제출했다. K은행은 지난 8월 거제 현장 PF대출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등 5명을 업무 소홀 등 책임을 물어 정직 등 징계한 바 있다.

    K은행은 “C사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A씨 금품 수수 의혹과 은행 PF 대출은 전혀 관련없다”고 일축했다. K은행은 HUG 승인 없이 분양수입금 계좌를 변경했다는 C사 주장에 대해 “해당 아파트의 건축물 사용승인을 획득했고, 소유권보존등기를 진행하는 시점이라 절차상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또 50억원을 추가 대출해 준 것에 대해서는 B사가 운영중인 다수 현장을 대상으로 기업운전 중장기·단기 일반자금 대출 명목으로 내부 승인 절차를 거쳐 목적에 맞게 지급됐다고 반박했다.

    B사 대표에 대한 처벌 불원서 제출에 대해서는 “시공사 대표의 수사가 대출 부적격 사유가 되지 않으며, 해당 현장 준공을 위해 지원 대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K은행 관계자는 “시공사가 하도급업체에게 수십억원의 공사비를 미지급했다고 해서 PF대출 대주인 은행에서 해당 현장에 달리 취할 조치는 없다”면서 “전적으로 시공사와 하도급업체 간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박기원 기자 pkw@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박기원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