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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16) 제25화 부흥시대 26

“연심이 소식 들었어요?”

  • 기사입력 : 2019-11-25 08: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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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은 그들을 데리고 종로 낙원동에 있는 요정으로 갔다. 미월이 나와서 반갑게 맞이했다.

    “그러잖아도 한번 뵈려고 했는데….”

    박불출이 황공한 듯이 미월에게 고개를 숙였다. 미월은 요정을 하면서 많은 현금을 굴리고 있었다. 심지어 명동에서 달러 장사까지 했다. 그러니 은행장이 미월에게 허리를 숙이는 것이 당연했다.

    “미안합니다. 바빠서 시간을 낼 수 없었어요.”

    미월이 박불출에게 얌전하게 인사를 했다. 이재영은 박두영을 대동하여 넷이서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다.

    박두영은 식사를 하면서도 입에 거품을 물고 정치 이야기를 했다.

    “제가 대통령 각하를 뵈었습니다.”

    “그래?”

    “대통령 각하를 뵙고 그 자리에서 큰절을 올렸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을 만난 사람들 중에 큰절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일이 있었다.

    “뭐라고 하시던가?”

    “젊은 사람이 우리 예절을 안다고 하시면서 제 손을 잡아주셨습니다. 나라를 위해 애를 많이 써 달라고 하셨습니다.”

    이재영은 얼굴을 찡그렸다.

    미월은 옆에서 시종만 들었다. 박불출은 전쟁 중의 경제 이야기를 했다. 미국의 원조가 없으면 한국은 위태로울 것이라고 했다.

    ‘전쟁이 끝나면 농사를 지을 수 있으니 국민들이 굶주리지는 않을 거야.’

    농민들은 전쟁 중에도 농사를 지었다.

    이재영을 수행하는 김연자와 비서들은 옆방에서 식사를 했다.

    이재영은 그들과 두 시간 동안이나 식사를 했다. 박민수는 그들에게 맞장구를 치기는 했으나 앞에 나서지는 않았다. 그는 조심스럽게 실업자만 구제하면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찌되었거나 미국의 원조를 받아야 돼.’

    이재영은 그런 결론을 내렸다.

    “연심이 소식 들었어요?”

    박불출과 박두영을 배웅하자 미월이 말했다. 눈이 아직도 내리고 있었다. 요정의 정원에 있는 나뭇가지에도 눈이 쌓였다.

    “음.”

    이재영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철규는 그녀가 어디에 묻혔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연심이 그렇게 죽다니… 결핵이 참 무서운 병이에요.”

    미월은 연심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이재영은 내실에서 차를 마셨다.

    “페니실린이 있으면 고칠 수 있다고 하대요.”

    미월이 계속 연심 이야기를 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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