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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9-11-25 20: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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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11월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소비가 이루어지는 최대 쇼핑철이다. 지난 11일 중국의 광군제는 1분 36초 만에 1조6000억원, 1시간 만에 15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 다음 날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연중 최대 할인 행사가 곧 열린다. 통상 이날 하루에만 수십조원의 물건이 사고 팔린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열려 소비심리를 더욱 부추겼다. 이 기간 쇼핑을 안 하면 왠지 손해를 보는 것 같은 씁쓸한 기분을 떨쳐내기가 힘들다.

    ▼캐나다의 광고인 테드 데이브는 ‘자신이 만든 광고가 사람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소비하게 만든다’는 생각에 과소비가 불러온 환경오염, 불공정거래, 노동문제 등에 대한 반성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1992년 11월 마지막주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Buy Nothing Day)’ 캠페인을 시작했다. 하루만큼은 소비를 절제하고 낭비를 줄여 지속적 삶의 방식에 대해 돌이켜 보는 것이 목적이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은 전 세계 70여개 나라가 참여하는 대규모 기념일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지난 1999년부터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다.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전 세계에서는 ‘신용카드 자르기’ ‘빈 쇼핑카트 끌기’ 등 각종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최근에는 단순히 하루 동안 소비를 하지 않는 차원을 넘어 인간의 소비를 위해 자연을 파괴해 오지는 않았는지, 아동·여성의 노동을 착취하는 것을 모른 척하지 않았는지 등을 생각해보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소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의 중요한 방식이자 수단이다. 구매를 당연시 여겨 왔다면 앞으로는 필요한 것인지, 직접 만들거나 재사용할 수 없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습관을 가져보자. 올해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은 11월 29일이다. 이날이 소비습관을 하루 동안만 바꿔놓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자신의 소비생활을 돌아보며 자신만의 소비철학을 세워 착한 소비, 올바른 소비관을 갖기를 기대해본다.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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