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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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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병 ‘대장암’, 예방은 정기검진부터

대장암 치료와 예방
최근 10년 사이 2배 늘어 전체 암 발생률 중 2위 차지
초기 증상 없지만 빈혈·식욕부진·체중감소땐 의심을

  • 기사입력 : 2019-12-01 21: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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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대장암 발병률이 가장 높은 국가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많지 않았던 대장암 환자 수가 최근에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암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대장암 발병률은 최근 10년 사이 2배나 확대됐고, 남녀를 합쳐 전체 12.3%로 전체 암 발생률 중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중장년층 40~50대에서 대장암이 많이 나타났지만, 최근 들어 젊은 사람에게도 발병하고 있다.

    음식을 먹으면 소화관을 거쳐 대변으로 배설된다. 대장은 소화기관의 마지막 부위로 주로 수분과 전해질의 흡수가 일어난다. 대장은 크게 결장과 직장으로 구분하고 결장은 맹장, 상행결장, 횡행결장, 하행결장, S(에스)결장으로 나눈다. 암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긴 암을 결장암, 직장에 생긴 암을 직장암이라 하며, 이를 통칭해 대장암이라고 한다.


    부위별 암 발생률은 대략 맹장과 상행결장 25%, 횡행결장 15%, 하행결장 5%, S결장 25%, 직장과 S결장 접합부 10%, 직장 20% 정도로 알려진다.

    대장암이 무서운 이유는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도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에 띄지 않는 장출혈로 혈액이 손실돼 빈혈이 생길 수 있고, 간혹 식욕부진과 체중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이미 암이 진행된 경우에는 설사 또는 변비가 생기거나 복통 등 배변습관의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또 직장 출혈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대장암의 원인은 크게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과도한 동물성 지방 섭취와 조리 방법= 포화지방이 높은 동물성 지방의 섭취량이 많은 나라에서 대장암의 빈도가 높게 나타난다. 특히 육류 중 붉은색을 띠고 있는 육류가 대장암 발생률을 높인다. 또한 육류를 튀기거나 구우면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고 알려진다.

    ◇섬유질 섭취, 비타민D 및 칼슘의 부족= 섬유질의 섭취는 대장암의 예방 효과가 있다. 섬유질은 음식물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단축한다. 발암물질과 장 점막과의 접촉 시간을 단축해 장 내 발암물질을 희석하는 작용을 한다. 대장암 발생을 억제하는데 칼슘 섭취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몸 안에 비타민D 농도가 충분하면 대장암 사망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운동 부족= 노동량이 많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서 대장암 발생 위험이 감소하며, 일과 시간뿐 아니라 여가에 즐기는 운동도 대장암의 발생위험을 낮출 수 있다. 운동이나 신체활동은 장의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대변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단축해 발암물질과 장 점막이 접촉할 시간을 줄어들게 한다.

    ◇염증성 장 질환= 염증성 장 질환인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있으면 발병위험이 증가한다. 크론병의 경우 발생률이 4~6배 증가하고,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10배 이상 발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장 용종= 선종성 용종은 대장에 생기는 혹으로 대부분 대장암은 원인과 관계없이 선종성 용종이라는 암의 전 단계를 거쳐 암으로 발전하는데, 선종성 용종은 증상이 없는 50세 이상의 성인이 대장 내시경을 할 때 약 30% 정도에서 발견된다.

    선종성 용종이 얼마나 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는지는 용종의 크기와 현미경적 조직 소견에 따라 차이가 있다. 크기가 1㎝보다 작을 경우는 암세포가 들어 있을 확률이 1% 정도지만, 2㎝보다 크면 암세포가 들어 있을 확률이 약 35~50%로 높아진다.

    ◇유전적 요인= 대장암이나 대장 선종을 가진 환자의 가족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발병위험을 높이는 가족 내 유전질환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가족성 선종성 대장 폴립증이라 불리는 가족성 용종증이다. 이 질환은 수백 또는 수천 개의 선종이 대장에 생기고, 성인이 되면 거의 100% 암으로 진행한다. 두 번째는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이며, 이 질환은 젊은 나이에 발병하고 가족성 용종증보다 흔하다.

    가족력에 따른 대장암 발생 위험률은 1차 직계 가족 중 1명이 대장암이 발병했을 경우 약 2~3배 위험도가 증가하고, 2명이 발병했다면 그 위험도는 3~4배로 증가한다. 이 외에도 2차, 3차 직계 가족 중 대장암이 발병했다면 1.5~3배까지 위험도가 증가할 수 있다.

    대장암을 진단하는 데 있어 많은 검사 방법이 있다. 진단 검사의 종류로는 직장 수지검사, 암태아성 항원검사, 분변잠혈반응검사, 대장내시경검사, 대장이중조영검사, 전산화단층촬영, 전산화단층촬영 가상내시경검사, 자기공명영상 등이 있다.

    하지만 일부 대장암은 직장의 수지검사만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매년 1회 직장수지검사를 권장하고, 이 외에 대장 전체 관찰이 가능하고 조직검사까지 동시에 할 수 있는 대장내시경이 가장 효과적이고 정확한 검사 방법이다.

    대장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것은 종양의 크기가 아니라, 종양이 조직을 침투한 정도이다. 대장암의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다.

    대장암에 적절한 수술 원칙은 종양을 중심으로 해 원위부와 근위부 양 방향으로 종양과 충분히 떨어진 곳까지 절제하고 아울러 림프절도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것이다.

    대장암의 경우에는 개복하지 않고 복강경을 통해 수술할 수도 있다. 복강경은 배에 작은 구멍을 뚫어 기다란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넣어 암을 제거하는 수술법이다. 작은 구멍을 내기 때문에 개복 수술에 비해 상처 부위가 작아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적다. 또한 개복 수술처럼 배를 가르지 않기 때문에 흉터가 없어 미용상 측면의 장점도 있다.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요인 중 과도한 동물성 지방 섭취, 튀기거나 굽는 조리방식을 자제하고 운동을 충분히 하는 등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부분은 최대한 적용해 대장 건강에 좋은 습관을 길러야 한다. 또 국가 암 검진 사업에 따라 50세가 넘는 성인은 누구나 대장 검사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매년 분변잠혈반응검사를 시행해 잠혈 반응이 있으면 대장 내시경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평소에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고 관심을 가져 건강한 삶을 유지해야 한다.

    정오복 선임기자 obokj@knnews.co.kr

    도움말= 한양대학교 한마음창원병원 통합암센터 외과 차성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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