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0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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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불신’ 해소하고 온도탑 가치 알려야

[기획] 세상이 힘들수록 사랑의 온도 올리자 (하) 과제
공금 유용 등 기부단체 신뢰도 저하
모금 저조 원인 분석하고 전략 짜야

  • 기사입력 : 2019-12-03 21: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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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온도탑은 지난 20년간 대부분 100도를 넘었다. 경남 사랑의 온도탑은 지난 2010년 94도와 2011년 77도로 100도 달성에 실패했지만 2012년엔 155도까지 치솟은 이후 안정세를 이어가다 2017년 82도와 2018년 92도 등 2년 연속 실패했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올해 사랑의 온도탑 제막 이후 지난달 29일 창원시 성산구 대동백화점 야외무대에서 시립상남어린이집 원아, 선생님들과 함께 촬영한 기념 사진./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올해 사랑의 온도탑 제막 이후 지난달 29일 창원시 성산구 대동백화점 야외무대에서 시립상남어린이집 원아, 선생님들과 함께 촬영한 기념 사진./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온도가 그간 100도에 미치지 못한 이유는 2016년 모금목표액이 87억9000만원에서 2018년엔 92억6100만원으로 늘어나는 등 복지 수요나 경제성장률을 고려해 매년 목표를 높게 잡는 것이 일차적 원인이다. 또 도민들의 기부에 대한 불신과 경기침체가 영향을 미쳤다. 올해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아 이 과제를 극복해야 한다.

    2010년은 모금 주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직원의 공금 유용 비리 사건이 터졌을 시기다. 당시 보건복지부 감사 결과에서 채용비리나 예산 과다집행, 배분사업과 성금액 부실관리 등 비위가 드러났다. 이는 우리 사회의 모금, 기부에 대한 신뢰를 뒤흔들었다. 모금회는 비리 행위로 물의를 빚은책임자들이 전원 사퇴를 하고 기금 운용을 모두 공개하는 등 쇄신안을 마련했다.

    이후 모금회가 조금씩 신뢰를 회복하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2012년 침체된 개인과 기업 등의 기부가 다시 되살아나 100도를 훌쩍 넘겼다.

    그러나 2017년 모금회와는 별개로, 딸의 수술비 후원금으로 호화생활을 누린 이른바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과 기부단체가 불우아동을 돕는다며 127억원을 횡령한 ‘새희망씨앗’ 사건 등이 폭로되며 기부단체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을 쳤다. 사랑의 온도탑 역시 그 유탄을 피하지 못했다.

    경남 모금회는 특히 지난 몇 년 새 경남의 경제 주축인 조선업, 기계·철강업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기업의 기부액 축소와 중소기업들의 기부 참여가 줄었고, 경남 기업 대표들의 고액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자가 점차 떨어지는 등 기부자들의 나눔참여가 줄었다고 본다. 이에 도민과 기업의 기부 심리도 크게 위축됐다는 것이다.

    모금회에선 목표 달성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전략을 세워 실천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모금시장에 대한 진단은 전문가에 따라 엇갈린다.

    기부금 규모의 증가 추세가 꺾였다고 보는 전문가가 있는 반면, 사랑의 온도탑과 같은 전통적 모금방식이 아닌 크라우드펀딩이나 인터넷 플랫폼을 이용한 다양한 기부 콘텐츠가 생겨나는 등 기부 환경의 변화와 그 영역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모금시장이 커진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이런 가운데 사람들이 자신 욕구에 맞는 자기주도적 기부가 늘고 있어 앞으로 전통적인 모금방식이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란 시각이 있다.

    어쨌든 모금회는 사랑의 온도탑에 대한 존재 가치를 알려야 한다. 우선 모금 주체인 모금회의 설립과 운영 취지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 모금회는 무분별한 자선단체의 난립을 막고 기부 일원화를 통해 모금된 기금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민간 운영 형태를 띠지만 국가가 관장해 모금 창구를 일원화한 기구다.

    모금회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소규모 사회복지시설이나 단체 등을 지원하는 등 경남의 모든 어려운 이웃을 아우른다. 경남 모금회는 올 한 해 지난 10월 말 기준 대략 배분예산 233억원 중 159억원을 집행했고 나머지도 곧 어려운 이웃에 나눌 예정이다. 여기엔 기초생계 영역만 도내 719개 기관에 2만8615명을 지원하는 등 현재까지 3만명 넘게 지원했다. 모금회는 올해 처음으로 나눔목표액과 이를 위한 성금사용계획을 미리 설정해 도민들에 공개했다. 기존 모금목표액에서 나눔목표액으로 표현에 변화를 준 것인데,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을 지원하기 위해 모금을 하는 취지가 자칫 모금만 하는 것처럼 인식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경남의 올해 사랑의온도탑 목표 성금액에 기반한 나눔 목표액은 대략 위기가정 23억원, 노인 21억원, 아동·청소년 17억원, 지역사회 12억원, 장애인 9억원, 여성·다문화 7억원 등 영역별로 총 92억을 어려운 이웃에 나누는 것이다. 모금회는 이달 중 도내 모든 시·군에서 각각 가두캠페인과 순회모금 등을 진행해 더 많은 도민을 만나고 그들의 기부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리며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다.

    결국 사랑의 온도를 더 뜨겁게 달구는 것은 모금 주체 기관에서 투명성과 신뢰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서 얼마나 화답을 하느냐에 달렸다.

    김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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