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기자 세상] 별빛을 삼킨 불빛
박찬미 환경기자 (경남외고 2년)도심 인공 조명에 빛 산란… 별 안보여G20 국가 중 우리나라 빛공해 최악
- 기사입력 : 2019-12-04 07: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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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시가지 야경./경남신문 DB/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 하면 떠오르는 것을 물으면 흔히들 남산 타워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이다. 하지만 이 반짝이는 야경의 부작용일까, 도시지역의 인공조명 때문에 빛이 산란하면서 밤하늘의 별이 보이지 않는 ‘스카이 글로(sky glow)’ 현상을 우리는 심심치 않게 관찰할 수 있다. 이탈리아와 독일, 미국, 이스라엘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지구관측 위성이 밤 동안 촬영한 지구 사진을 토대로 세계의 빛 공해 실태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G20 국가 중 최악의 빛 공해를 겪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빛 공해는 눈부심 현상을 제외하고도 생체리듬 교란, 수면 장애, 천체 관측 방해, 암 유발, 항공기나 선박의 시인성 저해 등 많은 부분에서 인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지만 인간뿐 아니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다.
더크 샌더스 영국 엑시터대 박사 등 영국 연구자들은 실험을 통해 생태계 먹이식물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식물-진딧물-기생말벌로 이루어진 48개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다양한 강도의 빛을 쏘이면서 생태계 10세대에 걸친 영향을 살펴봤다. 그 결과 우리가 흔히 겪는 약한 인공조명(약한 빛 공해)에서의 생태계 영향이 강한 인공조명에서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빛이 너무 세지만 않으면 괜찮겠지’라는 우리의 통념을 뒤엎는 실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는 빛 공해의 해결방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는 의식적으로라도 빛에 노출되지 않는 시간을 9~10시간으로 정해두는 것이 좋다. 또 수면 시에는 침실의 방을 어둡게 유지하기 위해서 조명, 텔레비전, 컴퓨터의 전원을 꺼둬야 한다.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 중에 하나가 될 수 있다. 만약 한밤중 조명을 꼭 써야 한다면 푸른색 단파장보다는 주황색 또는 노란색 계열의 장파장 빛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장파장이 멜라토닌 생성 억제 영향이 적기 때문이다.
박찬미 환경기자빛 공해는 산업의 발달로 새로이 우리의 삶에 스며든 환경오염 중의 하나다. 그래서인지 대다수의 사람들은 빛 공해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 못하다.
화려한 도시에 사는 우리들인 만큼 빛에 대한 노출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기에 수면시간이나 낮시간에는 의식적으로라도 빛 노출시간 저감 노력이 필요하다.
박찬미 환경기자 (경남외고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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