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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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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변강쇠·옹녀 테마공원 상품성 있나

  • 기사입력 : 2019-12-04 20: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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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양군은 ‘변강쇠·옹녀 테마공원’ 추진을 재검토해야 한다. 군이 사업비 1000억원 규모의 변강쇠·옹녀 테마공원 조성사업을 검토하다가 지역 시민단체와 주민의 비판 여론에 부딪히자 예산을 139억원으로 축소하여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어제 이 공원 조성 타당성조사 연구용역 최종 보고회를 가졌고 이미 사업 추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내년 예산에 기본설계 용역비 1억원을 편성해 둔 상태다. 변강쇠·옹녀 테마공원은 변강쇠와 옹녀가 살았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는 함양군 휴천면 오도재 일원에 성테마문화관, 숲속 남녀 음양길 등을 설치하는 게 골자다. 성(性)을 주제로 하는 공원을 만들겠다는 발상 자체가 시대적 흐름에 맞는지 고민할 필요성이 있다.

    군은 이 같은 지적을 감안, 변강쇠와 옹녀 설화를 재조명해 기존 성적인 변강쇠·옹녀가 아닌, 유랑민에서 힘겹게 정착한 삶을 강조하면서 자연과 사랑을 기반으로 한 융합형 사랑테마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변강쇠와 옹녀 부부가 살았다는 함양에 테마공원을 조성하면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변강쇠와 옹녀를 주제로 하는 공원은 함양군이 이미 실패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06년 지리산 오도재에 52억원을 들여 변강쇠·옹녀를 주제로 장승공원을 조성해, 장승 108개와 솟대 33개를 세웠지만 현재는 관광객이 찾지도 않고 장승만 썩어 방치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변강쇠·옹녀 테마공원 연구용역을 맡은 전문기관은 당초 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 20년간 98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돼 비용편익(B/C)분석을 통해 투자비 회수 시점을 2037년으로 추정하고 B/C도 1.0이어서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지역에서 예산 규모와 사업 실효성을 둘러싸고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자 사업규모를 139억원으로 조정했다는 데 있다. 이 경우에도 당초 기대한 것과 같이 사업성이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변강쇠·옹녀 설화를 바탕으로 하는 판소리 ‘변강쇠타령’이 전해지고 있지만 그렇게 널리 알려진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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