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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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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교체하며 친정체제 강화한 한국당 '내홍'

나 원내대표 연임 막은 최고위 ‘월권 논란’
일부 의원 “원내대표 연임 결정, 의총 권한”
김세연 “당 운영 이런 식 곤란…말기 증세”

  • 기사입력 : 2019-12-04 21: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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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 교체를 비롯한 당직개편과 나경원 원내대표 임기연장 불가 등 인적개편을 통해 친정체제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속칭 ‘친황체제’ 강화를 통한 당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황 대표의 당 운영방식을 놓고 ‘독재’라는 비판도 나왔다.

    김세연 의원과 얘기 나누는 황교안김세연 의원과 얘기 나누는 황교안./연합뉴스/

    특히 최고위원회가 나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월권논란’이 일고 있다. 원내대표 연임 문제는 의원총회를 열어 결정해야 하지만, 최고위가 결정한 것은 월권이라는 주장이다. 한국당 당규(제24조)에는 원내대표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총선이 6개월 미만 남았을 경우에는 의총을 열어 의원들이 동의하면 재임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황교안 대표는 당규 제3조 1항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거는 의원총회에서 실시하며 선거일은 당 대표가 선거일 전 3일에 공고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전날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나 원내대표의 임기종료를 결정했다.

    정진석 의원은 4일 청와대 사랑채 앞 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앞서 박완수 사무총장 등에게 “일을 왜 만드는가. 이런 경우는 정치를 20년 하면서 처음 본다. 너무한다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여의도 연구원장에서 배제된 김세연 의원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이런 식으로 당 운영이 되는 것은 정말 곤란하다”며 “당이 말기 증세를 보이는 것 아닌가 하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황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결정에 대한 반발은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터져나왔다. 당초 이날 의원총회는 나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총회였으나 전날 최고위 결정으로 인해 나 원내대표가 ‘현안보고’로 주제를 바꿨다. 나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임기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묻지 않겠다”며 전날 자신의 임기 연장 불가 결정을 내린 최고위 의결에 승복한다고 밝혔다. 김태흠 의원은 공개발언을 신청해 “모든 원내대표의 연임이 됐든 다음 경선이 됐든 의총에 권한이 있다”며 “당 대표를 비롯 최고위원들이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판사 출신인 홍일표 의원은 이날 오전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당헌 제55조와 당규 제24조 제3항을 종합하면 당 대표의 ‘경선 공고 권한’은 선거일을 정한다는 절차상의 권한일 뿐이고, 원내대표 임기 연장을 결정할 권한까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원내대표 선출과 임기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오로지 의원총회에 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나 원내대표의 연임 불가 결정에 대한 당내 비판에 대해 “규정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검토한 것이다. 내가 자의적으로 검토한 게 아니라 당 차원에서 검토한 것”이라고 했다. 당직 인선을 놓고 ‘친황 체제’ 구축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친황 하려고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인사를 면밀히 보라, 친황인사인지. 친황이라는 말이 들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반박했다. 황 대표는 회의 후 국회 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나 원내대표와 7분가량 면담했다. 황 대표는 나 원내대표에게 “고생 많았다. 앞으로도 당을 살리는 데 힘을 합하자”고 말했고, 나 원내대표는 “나머지 (현안들의) 마무리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고 황 대표가 전했다.

    지난해 12월 11일 취임한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10일까지다. 3일 강석호, 4일 유기준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심재철 의원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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