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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24) 제25화 부흥시대 34

“내가 언제 한번 데리고 가지”

  • 기사입력 : 2019-12-05 08: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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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도 초롱초롱 반짝거렸다. 이재영은 영주가 예쁘다고 생각했다. 하기야 기생들은 어릴 때 예쁜 소녀들을 선발하여 양성한다.

    “조개가 아주 많았어요.”

    “민물조개?”

    “네. 어른들이 냇가에서 삽으로 뜨던 생각이 나요. 신기하죠? 민물조개가 정말 많았어요. 조개가 손바닥만 해요.”

    영주가 재잘대듯이 말을 계속 했다. 이재영은 영주의 말이 납득되지 않았다. 그렇게 큰 민물조개를 아직 본 일이 없었다.

    “조개가 그렇게 많아?”

    “조개도 많고 올갱이도 많아요. 남한강 옆에 작은 호수가 있었어요. 그 호수에는 손바닥처럼 큰 검정조개와 노란색의 작은 조개도 있고 올갱이도 있었어요. 이름은 몰라요.”

    영주가 말한 큰 조개는 말조개다.

    “저도 어릴 때 한나절 만에 올갱이를 바구니로 가득 잡고는 했어요. 아욱을 넣고 국을 끓이면 진짜로 맛있어요. 부산에 온 뒤로 먹어보지 못했어요.”

    올갱이는 다슬기를 말한다. 아욱을 넣고 국을 끓이면 눈을 흘기면서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별미라고 했다.

    “고향에는 누가 있어?”

    “모르겠어요. 어릴 때 떠났어요.”

    영주의 얼굴이 다시 어두워졌다.

    “영주 성은 뭐야?”

    “성이요?”

    “이가 김가 하는 성씨….”

    “최가예요.”

    “앉은 자리 풀도 안 난다는 최가?”

    이재영이 장난을 하듯이 빙그레 웃었다. 최씨가 앉은자리에 풀도 안 난다는 말은 최영 장군의 무덤에서 비롯되었다. 그가 죽은 뒤에 태종 이방원이 무덤의 풀을 태웠는데 그 이후 풀이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려를 향한 최영 장군의 충심을 일컫는 말인데 이제는 최씨가 고집이 세다는 말로 바뀌었다.

    “아유, 사장님도….”

    영주가 이재영의 어깨를 때리는 시늉을 했다. 영주는 고향 얘기를 해서인지 한결 기분이 좋아져 있었다.

    “아버지가 팔았다고 했는데 원망스럽지 않아?”

    “그래도 가보고 싶어요.”

    “내가 언제 한번 데리고 가지.”

    이재영도 충주에 한 번 가보고 싶었다. 충주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산자수명한 곳이다.

    사과와 담배가 많이 생산된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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