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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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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욕망이라는 이름의 교육- 정은상(경남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19-12-09 20: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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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들을 교육하는 교육의 현장에서 일하는 한 사람으로서 요즘 뼈저리게 느끼는 것이 있다. 학생들이 많은 두려움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느끼는 불안의 주된 원인은 욕망과 성취에 있다.

    개인차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학생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원하는 대학이나 직장에 들어갈 수 없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욕망을 추구하기 어렵게 하는 무한 경쟁체제의 구조적 문제와 더불어 확장된 욕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조건과 능력을 구비하기 어려운 가운데 학생들의 불안과 두려움은 더 증가한다.

    욕망은 삶의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좌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욕망은 장려되는 동시에 잘 조절되어야 한다. 반면에 청년들에게 욕망의 장려와 조절 교육은 과연 동시에 가능할까 하는 궁극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몇 년 전에 재미동포 천재 여고생이 하버드대학과 스탠포드대학 동시합격 뉴스 보도가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었다. 결국 이 여고생의 거짓말로 들통난 사건이었다.

    왜 이런 거짓말을 하게 되었을까?

    소위 리플리증후군(Ripley syndrome) 때문이다. 욕망과 현실이 머릿속에서 충돌하는 현상에서 발생하는 증후군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머릿속에 자신이 바라는 욕망을 남겨두고 현실은 없애버리는 현상이다.

    인간의 자유와 평등의 훼손 이유는 경제력과 정치적 불평등 그리고 이로 인한 자유의 제약이다. 경제력과 정치력 같은 권력은 자유와 평등에 필요조건이기는 하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사회 타락의 근본 원인이 인간의 과다한 욕망, 그로 인한 인간관계의 왜곡에 있다.

    일반적으로 더 좋은 삶을 살고자 하는 욕망은 인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요즘 청소년들에게는 타인과의 비교를 통하여 쟁취하는 상대적 우위의 욕망을 충족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자생력을 길러서 스스로의 욕망을 추구하는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정은상(경남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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