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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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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독감’이 ‘독한 감기’가 아니라고?

■ 독감과 감기
감기와 독감은 바이러스 자체가 다른 질환
감기는 합병증 드물지만 독감은 심할 경우 사망

  • 기사입력 : 2019-12-15 21: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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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10월에서 11월이면 독감예방접종을 하는 사람들로 병·의원이 분주하다. 또 감기에 걸려 내원한 환자들이 “독감예방접종을 했는데 왜 감기에 걸렸는지 모르겠다.”며 원망도 한다. 이들은 독감은 독한 감기를 말하는 것이며, 독감예방접종은 독한 감기에 걸리지 말라고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독감은 독한 감기가 아니라, 감기와는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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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콕사키바이러스 등 다양한 감기바이러스가 코나 목의 상피세포에 침투해 일으키는 상기도질환이다. 감기에 걸리면 코가 막히거나 목이 아픈 증세가 오기 시작하고 1~2일 뒤 증세가 최고조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4일~2주간 기침이나 콧물, 목의 통증, 발열, 두통, 전신권태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잘 먹고 잘 쉬면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자연 치유된다.

    이에 비해 ‘인플루엔자’라고도 하는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상기도뿐만 아니라 폐에 침투해 일으키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독감의 증상으로는 1~3일의 잠복기를 거쳐 갑자기 38도가 넘는 고열이 생기거나 온몸이 떨리고 힘이 빠지며 두통이나 근육통이 생긴다. 눈이 시리고 아프기도 한다. 일반 감기가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지만, 독감은 심할 경우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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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감은 감기에 비해 고열을 동반한 인후통, 근육통, 두통 등의 전신적인 증상이 더 뚜렷하며, 대부분 호전되지만 일부 폐렴이나 심근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영유아나 노인,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주의가 필요하다. 독감을 진단받으면 치료로는 대증치료 및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한다. (경구용)타미플루, (흡입용)리렌자, (주사용)페라미플루 같은 항바이러스제는 증상을 시작한 지 48시간 이내 조기에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B형/C형이 있으나 인체 감염을 일으키는 것은 주로 A형과 B형이다. 이 중 A형은 변이가 잘 일어나 대유행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 신종플루라는 이름으로 유행한 독감도 아형이 H1N1이었던 인플루엔자A였다.

    인플루엔자의 대유행은 세계적인 재앙을 초래한다. 1918~1919년 ‘스페인독감’이 전 세계에 퍼져 2500만~5000만명이 숨졌고, 1957~1958년에 발생한 ‘아시안 인플루엔자’는 약 100만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며 세계적인 피해를 낳았다. 가장 최근의 인플루엔자 대재앙은 1968~1969년 발생한 ‘홍콩독감’으로, 약 6주 동안 전 세계를 휩쓸며 약 80만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이렇듯 무서운 재앙이 될 수 있는 독감은 다행히 예방접종이 있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워낙 다양해 백신을 만들어봤자 별 실용성이 없지만,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한 종류이기 때문에 백신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독감주사는 왜 매년 맞아야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이가 심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면역 지속기간도 3~6개월에 불과하다.

    독감 예방주사는 기존의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그 해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기능을 갖도록 해야 하는데, 대개 지난해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의 마지막 유행했던 균주가 다음 해에 유행을 일으키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그 다음 해에 사용할 백신 균주를 결정해 백신을 만들고 접종을 시행한다.

    단 백신으로 인체가 항체를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므로 독감이 유행하기 2~3개월 전에 접종하고, 늦어도 2주 전까지는 맞는 것이 효과적이다.

    현재의 독감은 예방접종으로 70~90%까지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감기는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손 위생 등으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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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와 독감의 발병과정에는 바이러스의 감염뿐만 아니라 침범한 바이러스에 대한 개인별 방어력이나 급격한 체온 변동, 체력 소모 등도 주요 원인이 된다.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지는 겨울에는 영양가 있는 음식과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을 잘 챙겨먹고, 적당한 운동을 통해 체력을 기르는 것이 좋다. 또한 바이러스 감염을 피하기 위해 집에 돌아오자마자 손발을 씻고 양치질을 하는 등 감염예방을 위한 개인의 위생관리도 철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병원, 학교, 직장 등에서 가장 중요한 예방수칙은 ‘손 씻기’이며, 독감·감기 등 감염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오복 선임기자 obokj@knnews.co.kr

    도움말= 희연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오정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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