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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식이 법- 전강준(경제부장·부국장)

  • 기사입력 : 2019-12-16 20:5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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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하기 쉽게끔 법 이름에 사람 이름이 붙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 것은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의 사고에 관한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인 ‘민식이 법’이다. 그 전에는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기준을 강화한 ‘윤창호 법’,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인 ‘김영란 법’이 있다. 이외 일명 ‘나영이 법’으로 불린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인 ‘조두순 법’, 난방열사로 알려진 아파트 외부 회계감사 의무화인 ‘김부선 법’ 등등 많다.

    ▼대개 사람 이름을 붙인 경우는 처벌 대상자나 피해자, 그리고 법안을 제시, 발의한 사람에 붙인다. 처벌 대상자 이름 법률은 아마 ‘조두순 법’이 대표적이다. 원래는 나영이 법이라 불렀지만 피해자의 고통을 고려해 가해자의 이름으로 바꿨다. 법안을 제시한 사람으로는 ‘김영란 법’이 대표적이다. 벤츠 여검사라 불리던 공직자가 금품을 받았음에도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해서 무죄를 선고받자 이 법안이 발의됐다. 피해자의 이름이 붙은 경우는 ‘민식이 법’, ‘윤창호 법’이다.

    ▼민식이 법은 지난 9월 충남 아산의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군의 이름을 땄다. 다양한 법이 있지만 민식이 법만큼 찬반양론 논란 위에 놓인 경우는 드물다. 스쿨존 내 교통사고 발생시 과실 여부를 떠나 사망사고는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 상해는 1~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3000만원 벌금이다.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마자 개정청원이 올라오는 등 이 법의 문제점이 쏟아지고 있다.

    ▼느린 속도라도 스쿨존에서 교통사고가 나면 무기징역까지 간다는 것이 운전자의 공분을 샀다. 결국 어린이 등·하교는 학부모들이 많이 해주는데 예상치 못한 사고로 억울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사망사고를 냈다가는 졸지에 엄마나 아빠나 무기징역범이 될 수 있다. 부모 중 누구나 이런 형벌을 받게 되면 한 가정이 무너진다. 고의성을 가진 살인의 형량도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인데, 민식이 법으로 과실범인 착한 시민들만 많게는 십수 년을 살게 됐다. 대단한 나라다.

    전강준(경제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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