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3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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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중견기업 30대 직원 극단 선택 ‘미온수사’ 논란

9일 사망… ‘상사 갑질’ 암시 글 발견
유족, 회견서 경찰 ‘단순 종결’ 비판
사측 “업무 범위 내 부담으로 인지”

  • 기사입력 : 2019-12-17 21: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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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밀양 한 중견기업에 다니던 30대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두고 유족들이 직장 내 갑질로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것이라 주장하며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호소하고 나섰다.

    A(32)씨는 지난 9일 회사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유족들은 17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A씨가 남긴 유언 등을 공개했다. A씨의 휴대전화 메모장엔 “책임을 질 수 없어 떠납니다. 죄송합니다. 너무 힘들었어요. (강 모)과장 차 좀 타고 다니세요. 업무 스트레스도 많이 주고….” 등 말이 기록돼 있었다. 또 메신저엔 해당 과장으로부터 “내일 아침 태워죠. 조금만 일찍 나와라. 내일은 탈 수 있지? 오늘은 회사 바로 간다” 등 대화가 남겨져 있었다.

    유족은 이를 토대로 “마치 주인이 종 부리듯 내 소중한 자식을 부려먹고 있었다. 2년 넘게 집요하게 갑질을 당했다”고 했다. 유족은 A씨가 회사를 다니며 2년 전쯤 다른 부서로 차출되고 가중된 업무로 스트레스를 호소해 왔고, 여기에 해당 부서 직속상사를 개인 운전기사처럼 태우고 다녀 직장 내 갑질을 당했다고 본다. 고인의 죽음 이후 유품 등으로 이를 인지했지만 수사기관은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나서게 됐다는 것이다.

    17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A씨의 유족들이 지역 노동단체 등과 함께 회견을 열어 직장 내 갑질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7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A씨의 유족들이 지역 노동단체 등과 함께 회견을 열어 직장 내 갑질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고인이 숨진 채 발견된 당일, 사건을 담당한 밀양경찰서는 타살로 볼 의혹이 없어 단순 종결 처리한다고 알렸다. 유족은 재조사를 요구했지만 타살이 아니라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 이후 고용노동부에 회사와 상사에 대해 직장 내 갑질 등 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을 냈으나, 당장 힘드니 오는 24일이나 진정인 조사를 받으라 했다. 유족은 아직 고인의 장례도 치르지 않고 있다며, 고인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석연치 않은 부분도 많아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남경찰청엔 감찰요구와 재수사 요구 진정서를 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A씨는 부서조정으로 다른 동료와 부서를 옮긴 것으로 금방 적응을 잘 해 업무범위 내 부담이 있는 정도로 봤다”며 “언급된 상사는 상하 관계보다 같은 팀원, 동료라는 점에서 카풀 개념으로 부탁을 했다고 한다. 입장 차가 있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밀양경찰서 관계자는 “추가 조사 이후 종결 예정이지만 진정건이 배당되면 직장 내 갑질 등의 명백한 범죄 여부나 적용 혐의 등을 수사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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