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9월 18일 (금)
전체메뉴

[촉석루] 청소년 문화공간이 가까이에- 원정 스님(전 창원 성주사 주지 진해청소년전당 관장)

  • 기사입력 : 2019-12-18 20:31:37
  •   

  • 우리 주변에는 마을마다 동네 사람들을 위한 쉼터와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경로당이 있어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시설이 참 잘 되어 있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예부터 동네마다 또래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먹거리를 같이 나누는 동네 사랑방이나 그런 역할을 하는 공간이 있어 남의 눈치나 시선을 크게 보지 않고 자기네들끼리의 놀이와 문화로 서로 어울려 같이 나누고 함께하는 삶을 통해 서로의 고민을 해결하고 더불어 성장해 온 우리의 소중한 사랑방 문화가 있다. 이러한 함께 모여서 어울려 살아 왔던 우리의 공동체문화가 오늘날 어르신들을 위한 동네 경로당을 만들었듯이, 이제는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도 우리의 청소년들이 집 가까운 곳에 언제든지 갈 수 있는 자기네들끼리 어울려 놀며 자기네들끼리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청소년들의 놀이와 문화 공간이 꼭 필요하다.

    “학생이 공부나 열심히 하면 그만이지 왜 놀 생각만 하느냐고 꾸짖으신다면, 뭐 더 이상 할 얘긴 없지만, 학생이 꼭 공부만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지금 거리를 한번 보세요.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고 무작정 길거리를 방황하는 학생들, 그나마 그렇게 돌아다니기만 하면 다행이지요. 그렇지 않고 혹 어른들이 생각하는 나쁜 길로 빠지게 되는 경우가 우리 주변에 참 많답니다”라고 항변하는 어느 학생의 얘기는 귀담아들어 볼 얘기다.

    몇 년 전 수능 만점을 맞은 어느 학생은 “우리는 불확실한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유보한 채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살인적인 대학 입시제도를 만든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모순된 시스템을 제 손으로 꼭 바꿔 보겠습니다”라고 만점 수능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오늘날 우리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입시라는 한 치도 돌아 볼 틈 없는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다 입시학원으로 향하거나 아니면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 오늘의 우리 청소년들이 행복해야 나라의 미래도 있고 우리 사회의 앞날도 밝다. 오늘을 사는 우리 주변의 아이들이 시험과 경쟁의 스트레스에 힘들어하고 갈 데도 없이 방황하고 헤매고 있는 모습에 어느 누가 힘들게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겠는가? 깊이 살펴 볼 일이다.

    원정 스님 (전 창원 성주사 주지 진해청소년전당 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