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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117) - 바치다, 뛰어나다, 스승, 중, 풀이하다

  • 기사입력 : 2019-12-24 0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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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57, 58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57쪽 첫째 줄에 ‘바치어’가 있습니다. 앞쪽에 있었던 말과 이어보면 ‘온 나라의 힘을 오로지 문화 사업에 바치어’가 되는데 ‘전 국력을 단지 문화 사업에 투입하여’라고 하지 않은 것이 참 좋아 보였습니다.

    둘째 줄에 나오는 ‘경덕왕 때에 이르러’에서 ‘때’는 ‘시대’라고 하지 않아서 좋았고 셋째 줄에 나오는 ‘가장’도 ‘최고로’ 또는 ‘최대로’라고 하지 않아서 반가웠습니다. 여섯째 줄에 나오는 ‘퍼져’는 앞서 본 적이 있지만 ‘확산되어’라고 할 수도 있는 말이고 이어진 ‘뒤로는’도 ‘후로는’이라고 할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아실 거라 믿습니다.

    일곱째 줄부터 열째 줄까지 나오는 ‘국민 생활의 구석구석에까지 스며들고, 또 서로 다투어 절을 짓고 탑을 쌓았다’에서 ‘국민 생활’과 ‘탑’을 빼면 토박이말을 참 잘 살린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려운 말을 쓰고자 한다면 ‘구석구석에까지’는 ‘전반에까지’라고 할 수 있으며 ‘서로 다투어’는 ‘경쟁하듯이’라고 쓸 수 있고 ‘절을 짓고 탑을 쌓았다’도 ‘사찰을 건축하고 탑을 축조하였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열둘째 줄에 나오는 ‘뛰어난’은 ‘탁월한’, ‘비범한’을 갈음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서 나온 ‘스승이 될 만한 중이 많이 나왔다’와 열셋째 줄에 있는 ‘큰 도를 깨친 중으로’는 토박이말을 참 잘 살린 것이었습니다.

    열넷째 줄에 나오는 ‘불경을 많이 풀이하여’에서 ‘풀이하여’는 ‘해설하여’를 쉽게 풀어 쓴 말이며 이어서 나온 ‘이웃 나라에서도 이를 배워 읽었으며’도 참 쉽게 풀이를 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열다섯째 줄에 있는 ‘이름 높은 중이었다’는 ‘유명한 승려였다’라는 말보다 아이들에게는 쉬운 말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58쪽 넷째 줄에 나오는 ‘책을 지었는데’도 ‘책을 저술했는데’보다 쉽고, 여섯째 줄 ‘하나밖에 없는’도 ‘유일한’보다 아이들한테 쉬운 말이라는 생각이 드실 것입니다.

    아홉째 줄에 나오는 ‘받아들여서’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수용하여’를 쉽게 풀어 쓴 말이고 열째 줄에 있는 ‘빛을 잃고’는 ‘퇴색하고’를 쉽게 풀어 쓴 말이며, 열둘째 줄에 있는 ‘젖었다’는 ‘침투되었다’를 쉽게 푼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열다섯째 줄에 나오는 ‘많이 나고’는 ‘배출되고’를 쉽게 풀어 준 말일 것입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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