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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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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회적 책임 외면하는 GM창원공장

  • 기사입력 : 2019-12-25 20: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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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정부로부터 혈세를 지원받은 한국GM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한국GM 창원공장이 올 연말 비정규직 노동자 585명에 대한 대량해고를 예고한 가운데 지난 23일 이들이 맡아온 생산공정에 정규직 300여명을 투입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와 사측 관계자 간에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GM창원공장이 이날 하청업체에 대해 임시휴업을 내리고 하루 2교대 근무를 정규직만으로 1교대로 전환한 것은 비정규직 해고 절차에 들어갔다는 의미다. 허성무 창원시장이 한국GM 최종 부사장을 만나 고용안정을 요청했지만 ‘검토하겠다’는 형식적 답변만 받았을 뿐이다. 비정규직의 대량해고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GM창원공장도 ‘제2군산’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무더기 해고가 현실로 다가오자 한국GM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GM이 지난해 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원을 지원받으면서 ‘신차 2종을 생산하고 10년간 한국공장을 유지한다’는 합의를 한 것은 노동자들의 고용을 책임진다는 약속을 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지원금을 받은 지 1년도 안 돼서 창원공장 비정규직에 대한 제대로 된 고용과 생존 대책을 내놓지도 않고 대량해고를 강행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기업이 이윤 추구에만 집착하지 않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고용창출 등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고 실천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망각한 처사다.

    여기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과정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1교대로 전환하지 않으면 신차를 배정하지 않겠다고 압박하면서 비정규직 1100명을 해고한 뒤 결국에는 공장을 폐쇄한 것과 창원공장의 1교대 전환, 비정규직 대량 해고는 진행과정이 너무나 유사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국GM이 지원금을 받고도 창원공장 비정규직 대량해고에 나선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정부와의 약속도 지키지 않은 것이다. 경남도와 창원시가 GM창원공장에 고용유지를 요구하고 있으나 전혀 반응이 없다. 늦었지만 정부와 산업은행이 직접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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