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2월 19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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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 불청객 ‘손목터널 증후군’

시큰시큰… 저릿저릿… 계속되는 손목 통증, 방치하면 손 못써요
류마티스 관절염·당뇨·호르몬 변화 등과 관련
청소·설거지·김장 등 과도한 가사노동도 원인

  • 기사입력 : 2019-12-29 21: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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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에도 김장하세요, 그냥 사드세요?” 주부 김모(50)씨가 김장을 준비하면서 주변 지인들로부터 자주 들었던 말이다. 하지만 김씨는 내 가족이 먹는 밥상에서 가장 기본인 김치만큼은 본인이 직접 담가 먹이고 싶은 마음이었다. 해가 바뀔 때마다 김장을 하는 것이 힘에 부치지만, 끝마치면 그만큼 뿌듯할 수도 없다.

    올해 김장도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했던 그녀에게 며칠 뒤 갑작스러운 손목 통증이 찾아왔다. 처음에는 손과 손바닥에 저림을 느꼈으나, 무리한 김장 담그기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가볍게 여겼다. 그런데 밤에 잘 때 통증이 더 심해지는 한편, 통증의 강도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결국 가까운 정형외과 병원을 찾았다. 병원은 김씨에게 과도한 손목 사용으로 인한 ‘손목터널 증후군’이라고 진단을 내렸다. 주부로서 가사를 책임지면서 청소와 설거지를 비롯해 원래부터 손목 사용이 많은데다, 김장으로 반복적으로 손목을 많이 사용한 것이 원인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따르면 손목터널 증후군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4년 16만7998명에서 2017년 18만920명, 2018년 17만9177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데이터를 기준으로 전체 환자 중 여성이 76%, 남성은 24%로 나타났다. 손목터널 증후군으로 진료를 본 환자 수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월등히 많았다. 손목터널 증후군 여성 환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50~59세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41%로 가장 많았으며, 60~69세가 20%, 40~49세는 17%로 나타났다. 40~69세의 환자가 전체 여성 환자의 78%를 차지할 만큼 중·장년층 여성들이 겪을 수 있는 질환이 손목터널 증후군이다.

    ◇손 저림으로 잠 못 이루면 ‘손목터널 증후군’ 의심

    손목터널이란 손목 앞쪽 피부조직 밑에 있는 힘줄과 신경이 지나가는 작은 통로이다. 우리가 손목을 과도하게 많이 사용하면 손목터널을 둘러싸는 연부조직, 특히 횡수근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손가락과 손바닥의 감각과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정중신경이 눌려서 압박받는다.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고, 산소와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통증과 손 저림, 손과 손목의 감각 저하와 같은 이상 증상들을 겪는다. 손목터널 증후군을 다른 말로 수근관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손목터널 증후군의 주된 증상은 바로 손 저림이다. 손목이 뻣뻣하거나 손가락과 손바닥에 저림 증상이 자주 발생하고, 때때로 손 저림으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자다 깨기를 반복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아침에 손이 굳거나 경련이 일어나기도 하며, 손의 운동기능과 감각 저하로 인해 물건을 들다가 자주 떨어뜨리는 증상을 겪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손목터널 증후군을 단순한 혈액순환 장애로 여겨 방치하지 않아야 한다.

    ◇반복적인 손 사용이 많은 직업군에서 발병률 높아

    손목터널 증후군의 발병 원인은 현재까지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손목터널 증후군의 원인이 되는 질환으로는 류마티스 관절염, 당뇨나 갑상선 기능 저하와 같은 호르몬 분비와 관련 있는 내분비 질환, 임신과 폐경 같은 호르몬의 변화 등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손목 주변의 외상이나 부종 등의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손목터널 증후군이 발병할 수 있지만,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록 손목터널 증후군의 정확한 발병 원인을 찾지 못한다 해도 손목터널을 좁아지게 만드는 원인은 여러 경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손목터널을 좁아지게 만드는 원인은 과도하고 반복적인 손목 사용이다. 손목의 과도한 사용으로 손목터널을 둘러싼 연부조직이 두꺼워지면서 정중신경을 압박하고,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손 저림이 나타난다. 주로 집안일을 하면서 손목을 많이 쓰는 주부나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무직, 미용사, 요리사, 공사장 인부 등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에서 나타난다. 손목터널 증후군의 손 저림 증상은 단순 혈액순환 장애와는 구별되는 것으로 심할 경우에는 손의 신경손상과 감각 저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도 중요하지만 질환으로 발전되지 않도록 예방이 더 중요

    손목터널 증후군의 진단은 환자의 과거 병력과 이학적 검사(대표적으로 팔렌검사와 티넬검사)를 비롯해 신경 근전도 검사, X-RAY검사, 필요 시 초음파검사, MRI 검사와 같은 임상검사를 통해 종합적으로 고려 후 진단하고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증상의 초기에는 부목 또는 보조기에 의한 손목 고정과 손목의 충분한 휴식, 물리치료, 약물치료, 주사치료를 병행하는 등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의 호전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만성적이거나 심한 경우,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 신경 근전도 검사에서 신경이 심하게 눌린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 방법은 전통적인 개방술을 통한 감압술, 내시경을 이용한 감압술이 있다. 전통적 개방술을 통한 감압술은 손바닥 중앙에 약 1.5㎝ 절개 후 두꺼워진 횡수근 인대를 절개해 신경을 이완시켜 준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감압술이 확대돼 작은 피부절개로도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 후 약 2주 정도면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므로 환자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수술 후에는 손목에 무리가 가는 행동은 하지 않는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손목터널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목에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해야 한다.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손목을 사용하지 않는 것, 즉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장시간에 걸친 반복적인 손목 사용을 줄이고, 손목을 구부리거나 펴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평소 일상생활 속에서 스트레칭과 온찜질,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손목터널 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정오복 선임기자 obokj@knnews.co.kr

    도움말 = 김해 the큰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김한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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