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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희망의 쇠망치소리 울려 퍼지길- 김성호(거제통영본부장·차장)

  • 기사입력 : 2020-01-02 20: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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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연말, 통영과 거제의 조선업계에 모처럼 희망 섞인 소식이 전해져 왔다. 거제의 지역경제를 받치고 있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2019년 수주실적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과 통영의 성동조선해양이 2019년 마지막 날 천신만고 끝에 새 주인을 찾았다는 소식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조선업은 호황기였다. 그러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일감 절벽’에 맞닥뜨린 조선업계는 지난 10년 동안 끝을 알 수 없는 불황의 터널을 지나야 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양대 조선사가 자리하고 있는 거제는 그야말로 힘든 세월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직장을 잃은 많은 가장들이 거제를 떠났고, 젊은 도시 거제는 점차 나이 들기 시작했다. 활력도 잃어갔다.

    그러던 2019년, 삼성중공업은 71억달러, 대우조선해양은 68억8000만달러를 수주해 나란히 5년 만에 최고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해양플랜트와 초대형 LPG운반선 등 다양한 선종에서 거둔 수주라 더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모처럼의 희소식에 2020년 새해를 맞는 거제시민들은 희망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통영도 조선업을 빼놓고 얘기하기 힘든 도시다. 성동조선을 비롯해 21세기조선, 신아조선, 삼호조선 등 중소형 조선소들이 즐비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하나도 남지 않았다. 그나마 성동조선해양만이 법정관리 아래에서 이름만 남겨두고 있을 뿐이었다.

    2003년 1월 설립된 성동조선해양은 이듬해 신조선 시장에 뛰어들자마자 조선업계의 신흥 강자로 이름을 날렸다. 건조의 모든 과정을 육상에서 해결하는 공법으로 ‘육상건조의 신화’라 불리던 조선소였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불어닥친 수주물량 급감, 중국과의 경쟁, 그에 따른 저가수주 등으로 결국 손들었고 지난해 4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세 차례 매각이 번번이 실패하고, 2019년 마지막 날 천신만고 끝에 새 주인 HSG중공업과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2월께 HSG중공업이 나머지 인수 잔금을 납부하고 창원지법 파산부가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 모든 인수작업은 끝난다. HSG중공업은 인수 작업이 끝나는 대로 성동조선 1·2야드 가동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한다. 2020년엔 ‘쩡쩡’거리는 쇠망치 소리가 더 힘차게 야드에 울려 퍼지길 기대해 본다. 용접불꽃 따가운 빛이 불야성처럼 조선소를 비추기를 희망해 본다.

    “2020 경자년엔 ‘산업 의병’들이 두드리는 조선소의 망치 소리가 더욱 활기차게 울려 퍼져 지역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세계 1위의 조선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가호하여 주시옵소서.”

    거제의 한 해맞이 행사장에서 소망풍선을 날리며 읊은 고천문(告天文)엔 조선소의 활력을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이 가득하다.

    김성호(거제통영본부장·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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