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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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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119) - 이름 높다, 흐름, 넉넉하다, 새, 꽃자리

  • 기사입력 : 2020-01-07 08: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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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63쪽부터 66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63쪽 첫째 줄에서 셋째 줄에 걸쳐서 “다보탑은 돌로 만든 꽃송이가 아침 이슬에 새로 피어 오르는 듯하고”라는 말이 나옵니다. 여러 책이나 글에서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로 풀이를 한 것을 봤지만 이렇게 예쁘고 멋지게 빗대어 나타내는 것은 처음입니다.

    다섯째 줄과 여섯째 줄에 걸쳐서 “모두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가 나오는데 이것도 토박이말을 살려서 참 쉽게 풀이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말로 나타내고자 한다면 ‘생동감이 있다’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64쪽 첫째 줄부터 셋째 줄까지 걸쳐서 “글씨와 그림에 있어서는 김인문과 김생이 글씨로 이름 높고, 그림에는 김충의가 있었다”라는 월이 나옵니다. 이 월은 김인문, 김생, 김충의와 같은 사람 이름을 빼면 모두 토박이말로 된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명하고’라는 말이 아닌 ‘이름 높고’라는 쉬운 말을 써서 더 좋았습니다.

    일곱째 줄에 나오는 ‘익힘’이라는 반가운 토박이말 아래 다섯 가지 익힘이 나오는데 월 마지막이 모두 쉬운 말로 되어 있습니다. 첫째 익힘에는 ‘~까닭은 무엇인가?’라고 했고 둘째 익힘에는 ‘~아는 대로 적어라’라고 했으며 셋째 익힘에는 ‘~어떻게 하여 퍼지게 되었는가?’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넷째 익힘에는 ‘~들어 보아라’라고 했고 다섯째 익힘에는 ‘~아는 것을 적어라’라고 되어 있습니다.

    65쪽 둘째 줄과 셋째 줄에 걸쳐서 ‘서울의 살림살이’와 ‘국민 정신의 흐름’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앞서 알아본 적이 있는 ‘서울’이라는 말도 반갑고 ‘살림살이’라는 말도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국민 정신의 흐름’에서 ‘흐름’은 뒤에 어떤 풀이가 나올지 궁금하게 하였습니다.

    다섯째 줄에 ‘땅이 넓어지고’는 ‘영토가 확장되고’라는 말을 쉽게 풀이한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일곱째 줄과 여덟째 줄에 나오는 ‘여러 가지 새로운’, ‘들여와’, ‘살림’도 쉬운 토박이말을 잘 살린 것이고 아홉째 줄에 있는 ‘넉넉하여지고’는 ‘풍부해지고’를 갈음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둘째 줄에 있는 ‘누에를 치고 베를 짜며’는 앞에서도 살펴본 바 있는 말이라서 반가웠고 열셋째 줄에 있는 ‘기르기에 힘쓰고’도 ‘사육하기에 노력하고’가 아닌 쉬운 말이라서 좋았습니다. 열넷째 줄과 열다섯째 줄에 걸쳐 나온 ‘가는 새 고은 모시’라는 말은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새’가 ‘피륙의 날을 세는 하나치(단위)’라는 것을 찾아 본 뒤에야 알 수 있었습니다.

    열다섯째 줄과 열여섯째 줄에 걸쳐 나온 ‘꽃자리’는 처음 보는 말이라 낯설 것입니다. 요즘 배움책에서는 ‘화문석’이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꽃자리’는 ‘꽃돗자리’라고도 하는데 ‘화문석’보다 훨씬 뜻을 알아차리기 쉬운 말인데 왜 이런 말을 쓰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어서 나온 ‘옻’, ‘그릇’, ‘질그릇’, ‘더불어’라는 말도 쉬운 토박이말이라 좋았습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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