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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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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폐의약품, 무분별한 배출 안 된다

  • 기사입력 : 2020-01-07 20: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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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의약품의 무분별한 폐기에 따른 심각한 환경오염이 우려되면서 수거방식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복용하다 남은 폐의약품을 생활쓰레기에 섞어 배출하면서 토양에 매립하거나 변기 등 하수구를 통해 버리면서 각종 화학물질이 생태계에 퍼져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각종 미생물은 항생제 내성으로 ‘슈퍼박테리아’로 변이, 향후 인류를 위협하는 새로운 질병의 원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폐의약품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는 2008년 4월부터 약국과 보건소를 통해 폐의약품 회수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도민들의 인식 부족 등으로 아직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남의 경우 가정에서 배출하는 폐의약품은 약국, 보건소(보건지소), 동행정복지센터 등에 이미 설치해놓은 수거함을 통해 주기적으로 수거해 2차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량 소각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마다 회수 기간과 방식이 달라 폐의약품 적체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 약사로선 폐의약품 수거가 의무사항이 아니다 보니 다소 냉랭한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이러면서 폐의약품 수거함을 아파트 단지 등에 추가로 설치해 환경오염을 줄이자는 요구가 민원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지자체로선 신중한 입장이다.

    문제는 폐의약품 수거에 앞서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의사의 과다 처방을 경계하고, 복약지도를 강화해 복약 순응도를 높여야 한다. 또 의약품 유통과정을 역으로 활용해 회수하는 방식, 의약품 수거봉투 배포를 통한 회수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폐의약품 수거함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폐의약품도 엄연히 약물인지라, 누구나 손댈 수 있는 장소에 수거함을 둘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은 심각하다. 향정신성 의약품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마약으로 제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폐의약품 배출·수거·처리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추것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분리배출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 강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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