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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750) 제25화 부흥시대 60

“예쁘구나”

  • 기사입력 : 2020-01-14 08: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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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은 직원들에게도 권하고 자신도 거리를 보면서 술을 마셨다. 모처럼 구경하는 이국 풍정이다.

    “김연자씨도 한 잔 마실래?”

    “저도 마셔도 돼요?”

    김연자가 눈을 반짝이면서 물었다.

    “마셔도 돼. 그런데 취해서 나한테 주정을 하면 안 돼?”

    이재영의 농담에 직원들이 모두 웃었다.

    “회장님, 제가 언제 주정을 해요?”

    김연자의 얼굴이 붉어졌다.

    “농담이야. 마실 수 있으면 마셔.”

    이재영이 김연자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김연자가 술을 한 모금 마시더니 얼굴을 찡그렸다. 사람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트렸다.

    이재영은 천천히 술을 마시고 요리를 먹었다.

    어느 골목에서인지 노랫소리가 은은하게 들렸다.

    “무슨 뜻의 노래인가?”

    박민수가 귀를 기울이다가 노래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여자들 여럿이 합창을 하듯이 부르고 있었다.

    ‘당나라에 으뜸 가는 미인이 있는데

    바람 부는 대나무숲에 혼자 살고 있네.

    한때 귀족의 자식으로 부귀영화를 누렸으나

    집안이 망하여 초목에 의지하여 살고 있노라’

    박민수의 해석이 절묘했다.

    “가까운 곳에 술집이 있는 모양이군.”

    “그런 것 같습니다.”

    박민수가 이재영에게 술을 따랐다. 이재영은 그 노랫소리를 듣자 술이 더욱 당기는 것 같았다. 천천히 홍콩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술을 마셨다.

    호텔로 돌아온 것은 늦은 시간이었다.

    김연자는 자신의 말대로 속옷을 보여주었다. 옷을 벗고 스스로 속옷 차림이 되었다. 술을 마신 탓인지 부끄러워하지도 않았다. 이재영은 그녀가 속옷 차림이 되자 하체가 뻐근해 왔다. 김연자의 나신을 본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그러나 서양 속옷을 입은 그녀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예쁘구나.”

    이재영은 감탄했다.

    “위에가 브래지어예요. 프랑스 말인데 브라, 업리프트, 벤도라고도 부른대요.”

    “이름도 많네.”

    한국 여자들 중에 브래지어를 한 여자들은 거의 본 일이 없었다.

    “이건 팬츠예요. 다른 말로는 쇼츠라고도 부른대요.”

    아래쪽 속옷이다.

    글:이수광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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