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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2019년 하반기 창원 아파트 가격동향 보고서- 양영석(부국장대우·편집부장)

  • 기사입력 : 2020-01-15 20: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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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아파트 1억 올랐대….”

    지난 연말 술자리에서 한 번쯤 들어봄 직한 말이다. ‘그 아파트’의 소유자가 아닌 서민들은 쓰디쓴 술을 들이켜며 시린 속을 달랬다.

    지난해 말 창원지역 일부 아파트의 가격 상승을 촉발시킨 것은 수도권 등 외지 투기세력이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성산구와 의창구의 입지조건이 좋은 아파트들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외지 투기꾼들은 창원지역 아파트 현황을 꿰고 방문했으며, 동·호수만 확인한 뒤 아파트 내부는 보지도 않고 계약했다고 한다.

    그들의 첫 번째 타깃은 창원 최고의 입지를 자랑하는 신월은아아파트였다. 재건축이 추진 중인 이 아파트는 지난해 8월에만 18채가 거래됐다. 7월 5건에 비해 무려 260%나 증가했다. 이후 몇 달 새 가격이 급등했다. 전용면적 60.38㎡는 8월 기준 2억900만~2억2800만원이었는데 11월에는 2억970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 옆에 있는 신월주공아파트는 지난해 10월부터 대량 거래가 터졌다. 9월 14건에서 10월 35건, 11월 45건 거래된 이 아파트는 창원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10월 2억~2억2000만원에 거래됐던 전용면적 39.72㎡는 12월 2억7000만원까지 올랐다. 외지 투기세력의 매집 전인 9월 평균 매매가 1억9500만원에 비해서는 최고 7500만원이 올랐다.

    재건축 아파트와 함께 입주 3년 미만의 새 아파트도 투기 대상이었다. 공통분모는 역시 입지조건이다. 창원 핵심부에 위치한 용지아이파크 84.7㎡의 경우 7, 8월 시세가 5억8000만원이었으나 10월 대량 거래가 일어나면서 가격이 급등해 12월 7억5000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 옆 용지더샵레이크파크는 8월 5억6000만~6억이었는데 9, 10월 거래량 증가와 함께 지난해 11월 7억원을 넘어섰다.

    중동 유니시티의 반전은 더 극적이다. 전용면적 84㎡를 보면 입주 전인 올해 초만 해도 마이너스 피가 4000만~5000만원인 4억원 초중반대 분양권 매물이 나왔지만 11월에는 5억원이 넘게 거래됐다.

    이들 아파트의 거래량과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창원지역 아파트값 상승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됐는지 알 수 있다.

    서울 재건축 광풍을 지켜본 외지 투기세력이 최근 몇 년간 큰 폭 하락한 창원 노른자위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와 입주한 지 3년 이내의 새 아파트를 매집한다. 급매물이 소진되고 지역민의 추격매수가 이어지면서 가격이 상승한다. 이어 급등 아파트와 미상승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커져 ‘갭 메우기’ 투자가 일어나면서 주변부 아파트까지 가격 상승이 확산된다. 전형적인 투기 바람이다.

    급등했던 창원 아파트들은 지난 12월을 기점으로 거래가 줄어들면서 기간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향후 가격 동향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상승 또는 보합을 점치는 쪽은 △최근 몇 년간 큰폭 하락 후 바닥을 찍고 반등한 만큼 더이상 하락하지는 않을 것 △아파트 공급 과잉과 미분양 해소를 위해 창원시가 신규 아파트 공급 시기를 조절하면서 수급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락을 예상하는 쪽은 △단기간 급등해 가격 조정이 있을 것 △투기세력이 빠져나가면 거품도 빠질 것 △지역 기반산업인 제조업 침체 여파로 주택 가격이 하락했는데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양영석(부국장대우·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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