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9월 18일 (금)
전체메뉴

[사설] 경남연극인은 도립극단 감독 못하나

  • 기사입력 : 2020-01-19 20:38:17
  •   
  • 경남도가 도립극단 초대 예술감독을 선정한 후 17일 도청 홈페이지에 게재한 보도자료에 눈길이 간다. 서울 출신 박장렬 극단나무협동조합 이사장을 예술감독으로 선정했다면서 올린 내용 일부를 옮기면 다음과 같기 때문이다. ‘이번 도립극단 설립이 자칫 어렵게 쌓아온 우수한 경남연극 기반을 무너뜨리는 블랙홀로 작용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어, 김경수 지사는 신임 예술감독에게 경남연극협회 등 지역 예술인과의 협업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는 서울 출신을 도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선정한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방증이다.

    도립극단 예술감독 공개모집에는 경남 연극인 2명을 포함하여 6명이 응모했고, 전형위원회 1차 심사에서 2명을 선정한 후 도립예술단 운영위원회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도지사에게 추천하여 최종 확정하는 절차를 밟았다고 한다. 최종 선정된 박 감독은 30년 이상 연극현장에서 연출과 제작활동을 해왔고 서울연극협회장과 대한민국연극제 예술감독 등 화려한 경력을 감안할 때 도립극단 초대 예술감독으로 손색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도립예술단 설립을 놓고 지역예술계에서 장르 간 갈등이 있었기 때문에 도립극단이 음악 등 타 장르와도 협업을 잘할 수 있도록 도내 예술계 사정을 꿰뚫고 있는 지역 연극인에게 예술감독을 맡기는 것이 바람직했다.

    경남연극인이 도립극단 초대 예술감독을 맡지 못할 만큼 역량이 부족하지도 않는다. 그동안 전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차례 수상하고 국제연극제까지 개최해 역량을 인정받은 도내 연극인이 많다는 점에서다. 이번 인사가 ‘낙하산’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경남연극협회가 아직까지 특별한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오는 21일 긴급이사회를 소집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해 경남에서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강제규 영화감독을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영입했으나 기대한 것에 비해 역할을 못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심한 산고(産苦) 끝에 출범하는 도립극단이 도내 예술계의 기대와는 달리 지역극단 생태계를 활성화시키지 못하고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